오라클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데이터베이스(DB)업계가 ‘타도 오라클’을 외치며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매출 확대를 위해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 비용을 높인 것이 시장 반발을 부추겼다. 다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오라클 DB를 사용했던 기업·기관이 국산·오픈소스 기반 DB로 전환하고 있다. 오라클로 운용 중인 시스템을 자사 DB로 바꾸는 ‘윈백’ 전략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장 공격적 영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티맥스소프트다. ‘탈 오라클’을 선언하며 시장 점유율 뺏기에 집중한다. 지난해부터 공공기관·대학·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윈백 사례를 만들었다. 지난해 말 서울과학기술대학은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에 티맥스소프트 DB인 ‘티베로’로 갈아탔다. 한국전력도 차세대 계량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기존 오라클 DB를 티베로로 전환했다.
시장에서 티베로 윈백 사례가 속속 나타나는 배경에는 가격 문제가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기존 매출 수익이 떨어져 라이선스관리서비스(LMS) 등 추가 유지보수 비용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오라클 DB를 사용하는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오라클에서 지속적인 LMS 비용을 높이고 있다”며 “현재 10억~15억원 수준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결국 비용 부담을 느낀 기존 오라클 고객이 티맥스소프트 등 다른 기업의 DB를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 매출을 맞추려는 오라클 LMS 정책이 오히려 고객을 잃는 패착이 됐다”며 “오라클 DB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오라클 국내 DBMS 시장 점유율이 62~63%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독과점 지위를 차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오라클 시장 점유율은 국산 DB로 인해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공공분야의 소프트웨어(SW) 국산화 바람도 한몫했다. 한국DB진흥원은 “2013년 국산 DBMS는 7.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9.6%에 이를 것”이라며 “오라클 독과점으로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비용이 늘면서 DBMS 다변화 수요가 늘었다”고 평가했다.
오픈소스 진영의 공세도 거세다. 글로벌 오픈소스 DBMS 기업인 ‘엔터프라이즈DB(EDB)’는 다음달까지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해 국내 오픈소스 DB 시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총판인 다우기술과 협력해 국내 현지화 작업을 추진한다. EDB와 다우기술도 ‘탈 오라클’을 외치며 기존 오라클이 선점했던 민간 시장 점유율을 뺏겠다는 전략이다. EDB 관계자는 “EDB는 오라클 대비 80% 수준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큐브리드도 공공 시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큐브리드는 국산 오픈소스 DBMS로 정부통합전산센터와 국방통합데이터센터 등에 표준 DBMS로 사용 중이다. 큐브리드는 “연말까지 제품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총판 등 협력사 확대로 영업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DBMS 시장 국내·글로벌 기업 시장 점유율 / 자료 : 한국DB진흥원>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