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시장을 놓고 전통적 시계 제조사와 IT 기업 간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스위스 바젤에서 지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시계 보석박람회 ‘바젤 월드’에서 시계 업체들은 대거 스마트워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스와치부터 LVMH그룹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프랑스 LVMH그룹의 태그호이어는 구글, 인텔과 제휴해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웨어 플랫폼을 탑재하고 인텔 칩을 사용한 신제품은 올 연말 시장에 판매된다.
장 클로드 비버 LVMH그룹 시계보석 부문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스위스 고급 시계제조 기술과 실리콘밸리 IT가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위스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미국 풀파워 테크놀로지스를 기술 파트너로 선택했다. 회사는 첨단 기능을 담은 ‘스위스 오를로지컬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보통의 시계처럼 보이지만 버튼 하나로 시간을 조정하거나 이동거리, 소모 칼로리 등 데이터를 스마트폰과 연동해 확인할 수 있다. 수면 모니터링 기능도 탑재, 수면 사이클을 기록하고 알람도 제공한다. 회사는 향후 10여개의 다른 스마트워치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구찌는 통신기능을 탑재한 ‘스마트밴드’를 출시했다. 운동량 측정부터 전화통화, 이메일 송수신 등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3G 서비스를 탑재해 별도로 작동한다. 비디오 통화를 위한 전면 카메라도 탑재했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다.
브라이틀링도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 ‘B55 커넥티드’ 시제품을 소개했다. 스마트폰에서 터치 한 번으로 사용자가 있는 현지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등 편의기능을 갖췄다. 스와치그룹 티쏘도 스마트 기능을 담은 터치 시계를 조만간 선보일 방침이다.
시계 제조사들의 가세에 스마트워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 삼성 등 IT 업체들이 스마트워치로 시계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나온 상황에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커졌다.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아직 시장 진출 초기 단계지만 스마트워치 기능이 더 첨단화되며 시계 제조사들이 결국 자체 제품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명품 업체들의 명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