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웨어 대 프로기사 간 장기경기 ‘덴오전’에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반칙패했다.
장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셀레네(Selene)’와 프로기사 나가세 6단 간 ‘일본 장기 덴오전’ 최종(FINAL) 경기에서 컴퓨터가 처음으로 반칙패했다고 22일 일본 외신이 보도했다.
나가세 6단과 셀레네는 일진일퇴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하지만 막판에 나가세 6단이 실전에서 보통 쓰이지 않는 수를 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통상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이전의 경기들을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수를 놓는다. 나가세 6단이 놓은 수는 셀레네에 탑재돼 있지 않았다. 이에 셀레네는 해당 수에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대신 경기에 반칙패로 기록되는 수를 놓았다.
나가세 6단은 “사전 연구 단계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으나 실전에서도 프로그램이 이를 탑재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셀레네 개발자인 마사히코는 “여러 수를 넣기보단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고 여겼다”며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파이널 경기는 총 5번 열리며 최근 사이토 신타로(5단)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Apery’를 이기면서 현재 2번 연속 인간이 승기를 거머쥔 상태다. 다음 경기는 오는 28일 개최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