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미세먼지 위기, 환경기술 수출기회로 만들어야

[ET단상]미세먼지 위기, 환경기술 수출기회로 만들어야

최근 덮친 최악의 ‘겨울 황사’로 인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황사경보 및 미세먼지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전국에 황사특보가 발효된 것은 2011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다.

황사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중금속 등 인위적 오염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 때문이다. 황사는 중국의 건조한 흙먼지가 바람에 따라 이동해 지상으로 떨어지는 자연현상인 반면에 미세먼지는 황사를 포함해 자동차·공장·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을 포함해 인체에 매우 해롭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머리카락 직경의 20분의 1 정도로 아주 미세해 사람의 폐까지 깊숙이 침투해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30~5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황사의 근원지 중국은 가속화되고 있는 산업화로 인해 석탄의존도가 약 70%에 달한다. 특히 겨울철 석탄연료의 과다사용은 스모그를 발생시키는데, 일반 황사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 배 이상 높고 유독성 화합물과 중금속을 포함한 스모그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스모그 등 우리나라 대기오염이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인공위성을 통해 기류를 살펴본 결과 중국이 근원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문제는 탈국경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미세먼지는 어느 한 나라의 잘잘못을 따져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자국 안에서의 노력과 함께 주변 국가와의 공동 협력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에 공동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는 작년 11월부터 중국 환경보호부와 ‘한중 철강분야 공동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 실증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 내 제철소에 우리의 우수기술을 적용한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설치·운영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함께 기획 및 투자하는 정책 협력 사업이다.

우리 서울시와 중국 베이징시는 지난해 대기질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한중 공동협력 등 양국의 환경산업을 아우르는 협력관계를 구축·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서울시와 베이징시는 한중 기업 간 관련 비즈니스 상담회를 열어 기술 교류를 돕고 있다.

이런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은 중국 현지 대기오염 저감의 성과 창출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환경기술 보유 기업의 중국진출 기반 마련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

특히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 개선을 위해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435조원을 환경개선에 투자하고, 이 중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2017년까지 304조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을 국가비상사태로 인지하고 올해부터 ‘신환경보호법’을 시행, 환경오염 유발 기업 및 사업장의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미세먼지의 실질적인 감축을 위해 주요 산업체 미세먼지 방지시설 설치, 석탄 대신 청정연료 사용 활성화, 실시간 측정체계 강화 등 자구책에 힘쓰고 있다. 이는 대기환경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큰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대기오염 방지기술에서 선진 시스템을 보유한 우리나라 환경기업에 대해 중국 내 수요가 높아 꾸준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중국과 우리에게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서로에게 득이 되는 일이다. 추후 더 많은 국내 환경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해 국가적 대기 환경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건우 에어릭스 환경사업그룹장 jkw303@aeri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