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쟁터로 변한 주요국의 광고시장.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작년 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내놓은 ‘2014년도 대한민국 광고시장 매체별 매출액’에 따르면 신문과 방송 등 주류 매체 광고가 정체 또는 둔화 추세인 것과 달리, ‘모바일 광고’는 52.4%나 늘었다.
신문이나 방송 등 기존 미디어 세력은 매체 특성상 이 같은 모바일 광고를 소화할 플랫폼이 아예 없거나 빈약하다.
광고시장에서 새롭게 열린 상당 몫의 파이가 자연스레 검색 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미디어 기업에 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온라인 광고 시장이 늘어난 만큼 종이인쇄 광고시장은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다. 전년도에 2조1678억원이던 인쇄 광고시장은 지난해 2조640억원으로 4.8% 줄었다. 신문과 광고를 분리해서 보면 신문이 4.1% 감소했고 잡지는 7.0% 줄었다.
반면에 온라인 광고는 2조7589억원에서 3조723억원으로 11.4% 늘었다. 인터넷 광고가 2조3473억원으로 76.4%를 차지했다. 성장률은 2.8%였다.
모바일 광고 성장세가 거세다. 전년도 4757억원에서 지난해 7250억원으로 52.4%나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광고 시장과 동조화 현상은 뚜렷했다.
국내 언론도 네이버 등 신흥 미디어 세력을 향해 포문을 열곤 있으나 글로벌 거대 언론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호기롭게 ‘네이버 모바일 뉴스 참여 불가’를 외치며 자사 뉴스 콘텐츠의 포털 의존도 낮추기에 안간힘을 쏟던 주요 신문사는 최근 속속 네이버에 입점하고 있다. 백기 투항인 셈이다. 이는 국내 신구 미디어 세력 간 헤게모니가 어느 쪽으로 넘어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 언론의 압박에 못이긴 정부의 개입 등과 같은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지금의 판세가 단순 시장 논리만으로 뒤집히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