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장 10년까지 기업메시징(기업이 고객에게 제품 홍보나 서비스 알림 등을 단체로 보내는 메시지 서비스) 시장을 감시하는 등 세부적 제재 내용을 담은 최종의결서를 공개했다. 공정위는 중소 기업메시징 업계가 LG유플러스와 KT를 불공정 행위로 신고한 데 대해 지난해 11월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최종의결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와 KT가 이에 불복해 행정처분 취소청구 등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24일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KT의 불공정행위 제재 결과를 담은 최종의결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과징금은 지난해 심의결과 발표 때의 43억원(LG유플러스)과 19억원(KT)에서 44억9400만원, 20억원으로 각각 1억~2억원가량 늘었다. 위반행위 기간에 대한 조율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심결 때 없던 추가 제재 기간이다.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시점부터 5년간 기업메시징 서비스 사업부문 회계를 분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LG유플러스와 KT가 5년 이내 불공정 행위를 하면 회계 분리 보고 기간을 10년으로 늘린다.
기업메시징협회 관계자는 “공정위가 시정 명령 이행 기간을 최장 10년으로 늘린 것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LG유플러스와 KT는 공정위 의결서 주문대로 시정명령을 즉시 이행해 업계 상생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공정위 조치에 불복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서울고등법원에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KT도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 취소청구’ 및 ‘시정명령 집행정지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 판결이 1심으로 여겨져 바로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KT는 지난해 말 공정위 심결에 대해 “IT대기업, 중소 메시징사업자는 통신사 무선통신망 최소 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데 통신사 판매 가격만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영업활동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메시징협회는 “두 통신사가 소송을 제기해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공정위 판결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며 “속히 소송을 취하해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LG유플러스와 KT의 소송을 받아들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만일 소송이 시작되면 또다시 1~2년간 공방이 이어진다. 업계는 공정위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결정을 내린 만큼 법원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