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케이블TV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케이블TV가 앞으로의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창의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급변하는 방송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케이블TV가 문화와 글로벌 ICT를 결합한 새로운 길을 연다면 우리 미래 성장동력 핵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모바일과 클라우드 방송 등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TV는 지난 20년간 1500만가구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하며 유료방송 시장 맹주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앞세운 IPTV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면서 퇴조 기색이 뚜렷하다. N스크린, OTT(Over The Top), 포털 스트리밍 등 차세대 미디어와 전방위 경쟁도 가시화됐다.
윤두현 신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 기술을 케이블TV에 접목해 기존 수신료 중심 체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휘부 전 회장은 퇴임 전 “클라우드·N스크린·사물인터넷(IoT)을 융합해 방송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미디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공헌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통신사 결합상품 마케팅 공세에 밀려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지속적 감소 추세다. 전국 디지털 전환율은 50%를 밑돌며 주문형비디오(VoD)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데 고전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초고화질(UHD) 방송은 권역별 서비스 보급 불균형 등에 발목 잡히면서 IPTV에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박 대통령은 문화와 ICT를 융합한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밝혔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3년간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것도 케이블TV에 호재다. 윤 회장은 정부와 국회의 정책적 드라이브를 감안해 케이블TV의 침체 분위기를 일신하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UHD 방송에 이어 클라우드 방송, OTT, 스마트홈 등 ICT 융합 기술을 속속 선보인다. 알뜰폰(MVNO), 기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로 통신사 결합상품 공세에 대응한다. 윤 회장이 제시하는 어젠다에 따라 케이블TV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케이블TV 시장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된다”며 “윤 회장과 케이블TV가 머리를 맞대고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