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경기가 사상 최초로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중계된다. 안방 드라마에 이어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스트리밍 혁명’의 영향을 받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식축구리그(NFL)는 오는 10월 25일(현지시각)부터 7일간 열리는 남부지구 잭슨빌 재규어스와 동부지구 버팔로 빌스간 경기를 온라인으로만 중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NFL이 해당 게임 디지털 중계권을 인터넷 업체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기 디지털 중계권은 유튜브 또는 페이스북 등 대형 IT업체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계권을 따낸 업체는 없으며 경쟁입찰 여부도 불분명하다. NFL이 TV가 아닌 온라인으로만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잔여 경기는 독점 중계권자인 디렉TV가 맡는다.
외신은 NFL 결정이 디지털 중계권 가치를 본격 인정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전까지 미국에서 대형 스포츠 게임은 웹TV에서조차 실시간으로 보기 힘들었다. 올 초 디시네트워크가 슬링TV(SlingTV) 서비스를 제공하고 ESPN 채널을 웹으로 스트리밍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NFL은 그동안 기존 OTA(over-the-air) 중계방송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TV에만 의존해 팬과 수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3년에는 구글과 선데이티켓패키지 계약권 협상을 했지만, 결국 디렉TV와 재계약을 맺었다.
경기 시작 시간도 온라인 중계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중국인들의 PC에 슈퍼볼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의지다. 잭슨빌과 버팔로 간 경기가 열리는 미 동부 지역은 중국 베이징과 12시간 시차가 난다. 중국에서도 오후 9시 30분 경기를 볼 수 있어 관객을 끌어들이기 쉽다는 게 NFL측 설명이다.
NFL 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으로만 중계할 경우 시청자들이 현재 패키지 금액만큼의 비용을 들일지도 미지수다. 광대역 통신망을 이용해야 게임을 끊김 없이 볼 수 있고 TV화면이 아닌 모니터로 신호가 들어온다는 점 등도 한계로 지적됐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