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비즈니스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 85%가 인간의 개입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201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 영업인 수는 1800만명가량이라고 한다. 그러나 2020년에는 겨우 400만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변화 중심에는 SNS와 인터넷이 자리한다. 실제로 SNS와 인터넷은 고객선택 과정과 방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와 상당 부분 영업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그로 인해 영업인 수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그 영향은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의 소비재 중심 방문판매와 같은 업종에서 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직접판매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직접 판매규모는 201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 일본, 중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하며 매출 규모는 약 10조2000억원, 영업인 수는 4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접판매협회는 방문판매 업체로 구성된 협회인데 회원사는 주로 화장품, 건강식품, 정수기, 학습지, 가정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420만명에는 보험, 자동차 등과 같은 B2C부문 영업인은 물론이고 B2B부문 영업인도 전혀 포함되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수의 사람이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보험업계는 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 17만명,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 약 15만명으로 약 32만명이 전속 설계사며 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이와 비슷한 규모임을 감안하면 보험설계사 수는 대략 60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는 3만여명 영업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자동차, 의류업계, 가전업계, 주방가구업계, 통신업계 등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영업직에 조사하는 사람 수는 700만~800만명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이 되면 이 많은 영업인은 어떻게 될까.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자신을 전문화, 지식화해 판매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힘들 것이다. 열심히 하는데도 시장은 불황이고, 영업기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수단은 늘어나고 고객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은 영업에 도움을 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 영업인 역할은 무엇일까. 광고회사인 오길비 & 매더가 2012년에 중국, 미국, 일본, 브라질 영업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83% 이상 응답자가 고객이 영업인보다 더 많은 제품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반면에 고객이 많이 안다고 해도 반드시 영업인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도 67% 이상이 동의를 했다. 이는 고객이 제품을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면 영업인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미래 영업인 역할은 이미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고객이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B2B와 B2C 영업에도 마찬가지다. 결국 미래 영업은 설득이나, 협상, 프레젠테이션 기법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로서 고객 성공을 도와줄 수 있는 역량이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이후 영업비용이 감소하고 영업 생산성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전보다 현장에서 뛰는 영업인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도 고객과 마찬가지로 현명해진 탓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영업인 고용을 줄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결국 소수의 탁월한 영업인만이 현장에서 남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김상범 인코칭 부사장 ksb@incohach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