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는 정보통신기술의 ‘종합판’이다.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 등 정보기술(IT)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방식이다 보니 네트워크 기술부터 HW·SW 기술까지 모두 필요하다.
클라우드 발전에 폭넓은 산업 기반은 필수다. 특히 통신 인프라는 뛰어나지만 컴퓨팅 HW 산업이 취약하고, SW 기술이 미흡한 우리나라는 선발 주자 추격에 각 분야 전문 기업 간 협력이 요구된다.
최근 현장 목소리는 클라우드 정신과는 거리가 있다. 대·중·소 상생보다 이전투구식 경쟁 조짐이 엿보인다.
대표적 예가 인력 문제다. 발전법 통과 등 국내 클라우드 시장 환경이 무르익을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인력 쟁탈전이 벌어졌다. 한국오라클은 지난 25일 사장과 부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 대규모 인력 채용 계획을 밝히기까지 했다.
인력 쟁탈전 여파는 고스란히 중소·벤처기업을 덮치고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A사는 직원 이직 및 이탈로 조직의 허리가 끊겼다. A사 관계자는 “개인 선택 문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큰 기업들이 인재 양성 투자나 고려 없이 영입만 하는 모습이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B사 관계자는 “사업 협력을 제안하면 혼자 다 할 수 있다면서 거절당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독불장군식 모델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장밋빛 전망만 믿고 인수합병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가 실패한 대기업 사례는 이미 확인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클라우드 핵심기술이 미국에 1.52년 뒤져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 격차는 훨씬 더 크다. 국내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의 연간 매출 총액(4584억원)이 아마존 분기 매출(약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거대한 장벽은 홀로 뛰어넘을 수 없다. 발전법 통과로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발전을 도모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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