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3월 30일, 과학기술 분야를 관장하는 중앙행정부처로 ‘과학기술처’를 신설했다. 과기처는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의 수립, 계획의 종합과 조정, 기술 협력과 기초과학 발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했다.
과학기술 전담부처 설치는 1967년 1월 11일 박정희 대통령이 문교부를 연두 순시하고 과학기술 전담 행정기구 설치를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제기획원은 자체 논의를 거쳐 ‘과학기술원(가칭)’ 기구안을 작성했다. 과학기술을 정책적으로 진흥하려면 부총리 수준의 권위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으로 해야한다는 의미였다.
제출된 기구안에서 과학기술원은 참모와 계획부서의 업무를 수행하며 국무총리 직속으로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과학기술 행정기관들의 업무를 흡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최종 검토 과정에서 과학기술원이 과학기술처로 바뀌었다. 당시 정부의 기구 조정방침에 따라 ‘원’이란 명칭은 교육원, 연구원, 보건원 등에 적용하고 ‘처’란 명칭은 참모조정기관에 적용하고 있어 과학기술원보다 과학기술처가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부처 간 이해관계가 숨어 있다. 새로운 부총리급 부처에 대해 다른 정부부처의 반대가 심해 처가 된 것이다.
신설이 결정된 후 과학기술처가 공식 설립된 날은 1967년 4월 21일이다. 2실 2국 6과로 출범한 과학기술처는 당시 정부의 기조였던 경제성장을 위한 과학기술 육성에 큰 기여를 했다. 정부는 과학기술처 출범 다음해부터 매년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지정하고 국민의 과학화를 촉진하기 위한 과학문화 확산 활동 등을 펼쳤다.
과학기술처는 외청으로 원자력청을 설치했다. 이후 1973년에 원자력청을 폐지하고 원자력국을 설치했다. 또 1982년에는 중앙관상대를 중앙기상대로 개편했다가 1990년에 중앙기상대를 폐지하고 외청으로 기상청을 설치했다. 1998년에는 과학기술처가 과학기술부로 개편됐다. 이후 2008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됐고 2013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 과학기술 전담부처가 바뀌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