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주를 주문한 고객이 술잔을 채울 때마다 술병에서 “파이팅” “원샷” “달리는 거야” 등의 멘트가 흘러나온다. 일곱 번째 잔을 채우고 “여기 한 병 더 주세요”라며 병이 비었음을 알린다. 소주병 ‘도발’에 술자리는 흥겨워진다.
롯데그룹 광고솔루션 계열사 대홍기획이 마련한 ‘이노베이티브&크리에이티브 쇼’에서 소개된 말하는 소주 ‘따르링’이다. 개발사 다프트랩은 디지털 마케팅 전문 중소기업으로 소주병에 센서를 달아 말하는 소주를 구현했다.
이 회사 한상구 개발담당은 “자이로(기울기) 센서, 가속도 센서를 부착해 술병 기울기, 회전, 속도 등 복합 정보를 계산한 뒤 패턴을 예측한다”며 “애플리케이션(앱)과도 연동돼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한 소주병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대홍기획이 30일 서울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광고 관계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중소기업 기술을 대기업 광고기획력과 결합한 모습이 소개됐다. 국내 광고업계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상생모델이다.
특히 롯데는 어느 채널에서나 고객 요구에 응하는 ‘옴니채널’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어 계산대, 매장 등 틈새시장에서도 소비자와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진 대홍기획 디지털마케팅본부장은 “마케팅도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간 융합의 시대”라며 “연간 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옴니채널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소개됐다”고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날 소개된 12개 중소기업과 광고협업 모델은 IoT 시대를 맞아 주목받는 센서기술을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피버의 ‘원두 아트’는 커피 원두를 활용해 초상화를 그려준다. 키넥트와 립모션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 모습을 3차원으로 빠르고 쉽게 파악한다. 최동현 대표는 “터치도 사용자를 번거롭게 한다”며 “가장 단순한 움직임(모션)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센서기술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 뇌파인식, 투명디스플레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등 첨단 기술들을 광고와 연계한 모습도 소개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 일본 광고 전문가 하라노 모리히로 모리 대표는 한국의 ICT와 광고의 융합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라노 대표는 “올해 일본 광고시장에서 TV가 2조엔으로 정체될 예상인 가운데 디지털·인터넷 기반이 1조엔을 돌파할 전망”이라며 이 분야 높은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대홍기획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ICT 융합 광고·마케팅 모델을 적극 구축할 계획이다. 박선미 대홍기획 제작본부장(상무)은 “온·오프라인 통합 광고모델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며 “중소기업이 잘하는 기술력을 대홍기획의 기획력과 결합해 새 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