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통신이 가능한 비콘 단말기가 올해 적어도 30만개 이상 전국에 설치된다.
그동안 비콘 단말기가 빠르게 보급된 통신과 유통 시장뿐만 아니라 일반기업과 대학, 병원, 금융 등 전 방위로 확산된다. 비콘 기반 다양한 신 서비스가 쏟아질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를 종합한 결과 올해 만 전국에 30만~40만개 비콘 단말기가 설치된다. 지난해 설치된 단말기가 10만개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 성장세다. 개인사업자 등이 개별적으로 설치하는 단말기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콘은 블루투스 기반 근거리통신 기술이다. 그동안 매장이나 야구장에 들어서면 고객에게 상품이나 위치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의 서비스가 제공됐다. 최근엔 대학에서 출석 체크에 활용되는가 하면 결제 기술로도 개발되고 있다.
비콘 성장세는 통신사와 유통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인천 문학과 수원 kt위즈파크 야구장에 비콘을 설치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플래닛이다. 이 회사는 작년 6월부터 지금까지 벌써 5만개를 전국에 설치했다. 올해만 10만개를 추가 설치한다. 주요 편의점과 상권이 대상이다. ‘시럽’ 브랜드를 별도로 내고 비콘서비스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맞수인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에 비콘을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다.
비콘 도입 분야도 확대된다. 일반기업 중 비콘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그룹이다. 유통계열사를 통해 ‘비콘맛’을 본 롯데는 일반계열사에도 비콘을 도입하기로 했다. 2만~3만개를 설치하기로 하고 현재 입찰을 진행 중이다. 출퇴근 관리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연세대는 2학기(9월)부터 비콘으로 출석을 체크하기로 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넓은 캠퍼스를 보유한 이 학교는 비콘을 통한 길안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킨텍스 같은 전시장이나 병원, 종합쇼핑몰, 개인사업장 등에서 적극적인 비콘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업계가 올해를 비콘 도입 원년으로 보는 것은 지난해 시범도입을 통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2013년 12월 미국에 ‘아이비콘(i비콘)’을 도입한 이후 1년여 만에 국내에서 상용 서비스가 활성화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기존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인 NFC에 비해 작동거리가 길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iOS를 모두 지원한다는 점에서 일반기업도 도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기천 SK플래닛 머천드인터페이스개발팀 매니저는 “비콘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고객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단말기가 많이 깔릴수록 비콘서비스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기술과 서비스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은 매장 체크인, 쿠폰 발행 등 1차서비스에서 한 단계 진화한 2차서비스를 연내 선보인다. 카페와 쇼핑센터처럼 형태가 다른 매장별로 특화된 정보제공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비콘 업계가 주목하는 기술은 결제다. 아직까지 비콘 결제 기술은 국내외에서 상용화된 적이 없다. 보안 등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다. 그러나 비콘의 종착지 중 한 곳이 결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비씨카드와 우리카드, 롯데카드 등이 시범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강기천 SK플래닛 매니저는 “온·오프라인 연계(O2O)는 오프라인에서 하던 일상 행동을 스마트폰으로 가져온다는 개념”이라며 “줄을 서서 계산하던 것을 얼마든지 비콘이 대신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저전력(BLE) 비콘=Bluetooth Low Energy 비콘의 줄임말. 기존 블루투스보다 인식거리와 전송속도를 줄이는 대신 전력소모가 적은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했다. 2.4㎓ 주파수를 사용하며 인식거리는 50미터 내외인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정보를 전송해줄 수 있어 마케팅 등의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