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 기존 경영진 사실상 승리... 김영 회장 이사 연임

신일산업 주주총회
신일산업 주주총회

신일산업 기존 경영진이 우여곡절 끝에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30일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툴에서 열린 신일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영 신일산업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건이 통과했다. 1년 넘게 끌어온 신일산업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경영진 승리로 판가름난 셈이다.

김영 신일산업 회장은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회사를 지켜내려는 주주 지지로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회사 발전과 가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일산업 발행주식 총수는 6320만 9731주 중 주총에 참석한 주식은 4715만3232주, 재선임에 찬성한 주식수는 2436만9799주이다. 반대는 2211만 4470주였다. 이외는 무효로 김영 이사 재선임이 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 분수령이 된 것은 지난 27일 수원지방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은 황귀남씨 등 적대적 M&A 측이 보유한 주식 일부에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황귀남씨 명의의 보유주식 488만1397주 전부와 공동보유관계에 있는 강종구, 윤대중, 조병돈이 보유하고 있는 신일산업 주식 중 604만6593주에 의결권행사를 금지했다. 적대적 M&A 측은 의결권을 제한당하면서 공격을 할 수 없게 됐다.

황 노무사는 “내 의결권이 제한당하지 않았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겠지만, 소액주주 참여에 감사하다”며 “김영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과 주주총회 효력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주총은 위임장 확인 등으로 예정됐던 10시보다 훨씬 늦은 11시 45분에야 시작됐다. 잠시 후인 12시에 정회됐던 주총은 위임장 확인 등으로 1시 25분에야 재개됐다.

김영 회장은 주총에서 사내이사 단독 후보로 올라와 재선임됐다. 김영 회장이 대표이사직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면서 향후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은 회사 경영권 방어에 가장 결정적인 사안이었다. 현재 사내이사 3명 중 회사 측인 송권영 대표는 직무집행정지상태다. 다른 한 명은 적대적 M&A 측인 류승규 이사이고 나머지 한 자리가 김영 회장이 맡고 있던 자리다. 대표이사는 이 셋 중에 될 수 있다. 김영 회장이 재선임되면서 대표이사직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은 그동안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왔다. 신일산업은 지난해 2월 황귀남 노무사와 특수관계인 윤대중, 조병돈씨 3인이 김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9.9%보다 많은 11.27%를 확보해 M&A 타깃이 됐다. 황 노무사와 특수관계인은 신일산업의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며 지난 1년간 경영권 쟁탈을 시도해왔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는 M&A 측 주총이 적법하다고 인정받으면서 회사 경영진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경영권 교체가 거의 코앞에 와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기주총에서 법원에 의결권을 제한당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게 됐다. 황 노무사는 “의결권 제한은 재산권 제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며 “관련 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