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발사에 성공한 아리랑 3A호에는 적외선 위성이 탑재돼 있다. 주로 광학위성 중심으로 개발해 온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시리즈와는 다르다. 새로운 관측 영역을 넓힌 셈이다.
광학위성은 지구를 컬러로 촬영하지만 구름을 통과하지 못해 흐린 날에는 관측이 안 된다. 마이크로웨이브 위성은 장파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름을 통과해 촬영이 가능하지만, 흑백 영상이라는 한계가 있다.
적외선 위성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눈’과 같이 열을 지닌 물체를 인식한다. 산불 감시, 대도시의 열섬, 공단의 산업 활동, 지표면 온도 분포, 백두산 화산활동 사전 예측, 원자력발전 냉각수 이동, 해수면 온도 관측을 통한 어장 발견, 야간 해상에서 열을 배출하는 선박이나 항공기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아리랑 3A는 공간해상도가 높고 기존 아리랑 위성시리즈가 하루 3.5회 촬영하던 것보다 2차례 추가해 촬영 빈도가 5.5회로 향상됐다.
광학, 마이크로웨이브, 적외선 세 가지 위성 중 가장 많은 개발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적외선 위성이다. 아리랑 3A는 기존 아리랑 3호보다 성능이 더욱 개선된 광학위성에다 바로 이 적외선 위성까지 추가로 탑재하고 있는 위성이다. 당연히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측위성은 활용 부처를 기준으로 할 때,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하는 아리랑위성 시리즈, 기상청이 주도하는 천리안 기상관측위성, 해양수산부가 주도하는 천리안 해양관측위성, 그리고 환경부가 개발 중인 대기환경위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가 위성을 개발할 때에는 반드시 경제성만을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새로운 기술 확보라는 보이지 않는 목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우주개발은 국가 지원 없이는 수행이 어려운 공공 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경제성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데다 경제성 분석을 한다 해도 그리 높게 나오지도 않는다.
위성개발 시 경제성이 낮게 예측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소극적인 위성자료 서비스 정책도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특정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려는 목표가 위성 자료 서비스 범위를 스스로 옥죄는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금은 누구나 이용하는 GPS 위성이 그 예다. 우리나라 항공기가 지난 1983년에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되기 전까지만 해도 GPS 위성은 미국의 군사용이었다. 그러나 미 정부는 GPS 위성을 민간에 개방해 엄청난 숫자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이 위성은 지금도 방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개발한 천리안해양관측 위성의 경우에는 관측자료를 거의 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용자 만족도도 매우 높은 인기 위성자료이다. 미국의 지구관측위성자료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고해상도 위성의 경우에도 누구나 구입이 가능하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를 구축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첨단 과학 기술력을 확보하고 고성능 위성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리랑 3A 발사를 계기로 정부 위성자료 서비스 정책도 보다 유연하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 발전의 성과를 모든 국민이 쉽게 접하고, 이를 사회 여러 분야에서 적극 활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과학기술이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내려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안유환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연구센터장(전문가) yhahn@kio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