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할당하면 방송에 할당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 연구기관이 계산한 결과의 평균값이다. 또 주파수 경매 대가와 무관하게 통신요금은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700㎒ 대역 주파수 분배 정책과 방송·통신의 미래’ 토론회에서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공익성, 경제성, 기술적 측면과 국제적 조화를 생각하면 700㎒ 잔여 대역은 통신에 할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인 1대 이상 휴대폰을 보유한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는 이동통신이 실질적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가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직접수신율 7% 미만인 상황에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의 공익성은 의미가 적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각국 주요 연구기관 분석 자료를 인용해 통신에 700㎒를 할당했을 때 경제성이 방송보다 평균 6.7~7.2배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동통신 주파수 1㎒의 1인당 시장가치가 방송용보다 최대 11.6배 높다고 발표했다.
박 교수는 또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공통 주파수 활용은 서비스 품질향상뿐만 아니라 원가절감을 통한 요금인하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주파수 할당대가와 무관하게 통신 요금은 하락 추세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재 700㎒ 대역에서 지상파 UHD 방송을 서비스하는 국가는 없다며 기술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세계 70여국이 해당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세계 인구의 85.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방송용 할당 시 인접 국가와 간섭 현상이 발생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워 통신장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700㎒를 방송에 할당하는 순간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선 트래픽 증가세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무선 트래픽은 2020년에 2010년 대비 최대 61배 증가가 예상된다. 5년 내 통신용으로 1960㎒ 주파수가 필요하지만 700㎒를 포함하더라도 주파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인구밀도 대비 주파수량에서도 서울은 0.022로 베를린(0.181), 런던(0.17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2015년 현재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700㎒를 활용하는 국가는 없다”며 “반면에 ITU-R 이동통신 작업반(WP5D)에서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이 700㎒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고 표준에 협력하기로 재확인하는 등 국제적 추세가 통신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 진영에서는 김광호 서울과기대 교수가 ‘700㎒ 주파수 분배정책과 방송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교수는 장비 가격이 낮아지면서 UHD 방송이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UHD TV 보급량이 2015년 3200만대에서 2018년에 800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머뭇거리다 중국과 일본에 UHD 시장을 선점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익성을 가진 지상파 UHD 방송이 관련 산업을 육성하면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가능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신과 ICT 업계는 UHD TV 자체가 하이엔드 시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포함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단정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또 UHD 카메라와 제작장비가 모두 외산인 상황에서 무리한 도입은 오히려 국내 방송장비산업 무력화를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김남 충북대교수, 서종수 연세대 교수, 김경환 상지대 교수,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전파·언론 전문가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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