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원천 기술에 중국·일본 업체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LED 방열소재와 사피어어잉곳 등 원소재 분야에서부터 차세대 LED 칩 제조 방식까지 ‘기술사냥’을 추진하고 있다. LED 기술 해외 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LED 관련 업체에 중국, 일본 업체 기술 이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LED 방열소재 기업 솔루나는 일본 소재 기업으로부터 기술 이전 및 개발 인력 인수를 제안 받았다. 높은 열전도를 자랑하는 LED조명용 금속동박적층판(MCCL)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 조명업체 필립스 루미레즈와도 고출력 메탈PCB를 위한 5W/mk 고방열 원자재 공급을 위한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대기업 LED 조명회사와는 플립칩용 방열소재 납품을 준비 중이다.
김호성 솔루나 대표는 “방열소재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일본 등 여러 해외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제안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추가 투자가 절실하지만 되도록 국내에서 투자를 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파이어잉곳 제조 업계도 중국 지자체와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생산되는 사파이어잉곳 품질이 국내 제품에 비해 많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콜라스키(CY) 공법으로 8인치 대구경 사파이어잉곳 생산에 성공한 엔씨사파이어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지자체와 함께 기술 이전 및 공장 설립 관련 투자 논의를 진행 중이다.
포스코가 매각을 결정한 포스하이알 역시 중국 업체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하이알은 사파이어잉곳 원재료인 고순도 알루미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전량 외산에 의존해 온 고순도 알루미나 시장의 국산화를 주도했던 업체다.
LED 칩 제조 분야에서도 중국의 구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플립칩 LED’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세미콘라이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 업체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ED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돼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사냥 ‘먹잇감’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기술 이전을 빌미로 관련 기술 노하우만 빼먹고 내쫓는 상황도 많이 벌어지고 있는 터라 해외 업체와 기술 협력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