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우울증, 정서불안, 자살…. 하루 동안 인터넷 세상에서 회자되는 콘텐츠 중 꼭 하나는 이처럼 현대인의 부정적 단면을 담아낸다. 특히 스트레스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로, 최근에는 쉬는 시간이 주어져도 일부러 학습이나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스트레스 중독증’까지 급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심리학·인문학 등 다양한 곳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차원이 아니다. 스트레스 자체를 받지 않을, 일명 ‘멘탈 갑’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심리학 교수이자 심리치료사로 활동 중인 저자 에이미 모린은 웹진 ‘라이프핵’에 ‘멘탈이 강한 사람은 하지 않는 13가지’라는 글을 올렸다. ‘멘탈 갑’이 되는 방법이다.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됐던 이 글은 포브스 웹사이트에 게재된 후 무려 1000만여건 조회수를 기록했다. 허핑턴포스트, 패스트컴퍼니 등 다른 수천개 웹사이트에도 연이어 올라가며 미국 전역과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저자는 이 글을 바탕으로 심리치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겪었던 환자들의 일과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 ‘멘탈 갑’이 되는 방법을 제시했다. 심리학계 최신 연구 결과도 담아 신뢰성을 끌어올렸다.
저자는 ‘멘탈 갑’이 되기 위해선 우리가 이성만 가진 로봇이 아니라 감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서두를 연다. 가슴과 머리가 함께 움직일 때 내린 결정이 본인에게는 최선이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성적인 생각으로 감정의 균형을 잡는 게 ‘멘탈 갑’이 되는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이후 우리가 인생을 살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피해야 할, 하지 말아야 할 것 13가지를 추려 이를 위한 구체적 실현 방안을 각각의 챕터에 담았다. 보통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지만 이같은 행동이 오히려 스스로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오히려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기라는 얘기다.
‘무엇을 하느냐’는 일종의 습관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몇 가지 습관에 사로잡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과 행복을 놓친다고 주장한다. 멘탈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싫은 일을 억지로 참고 견뎌낼 필요도 없고, 그러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말라” “모두를 만족시키려 애쓰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저자가 사랑하는 가족을 연이어 잃고 난 후 스스로 깨달은 점이다. 당시 저자는 자신을 억누르던 마음속의 짐들을 하나씩 되돌아 본 뒤 덜어내 삶의 균형을 찾았다고 회고한다. 원글도 이 경험이 있고 난 후 썼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치열한 마라톤을 달리고 있는 선수다. 앞날에 어떤 난관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예상조차 하지 못한다. 열심히 달리다 주변 사람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흔들릴 수도 있고 심지어는 가족을 잃거나 하는 큰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이때 우리를 잡아주는 건 다른 무언가가 아닌 스스로의 ‘멘탈’이다. 벚꽃이 만개한 봄날, ‘멘탈 갑’으로 무장하는 건 어떨까.
에이미 모린 지음. 유혜인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4000원.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