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수입차 업계는 고성능·고효율 라인업으로 기량을 뽐낸다. 국내 수입차 시장 70%가량을 점유한 독일계 회사들은 각 사 기술력이 집약된 플래그십 모델을 대거 출품했다. 브랜드 별로 최고 주행성능을 갖춘 차량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양산되지 않는 콘셉트카도 내놨다.
BMW가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i8’은 이런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한 모델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국내 일반 소비자에게는 처음 공개된다. 탄소 저감에 초점을 둔 친환경차지만 본질은 스포츠카다. 직렬 3기통 1.5ℓ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최고 출력 362마력을 내고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4.4초에 불과하다.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37㎞ 거리를 최고 시속 120㎞로 달릴 수 있다. 스포츠카에 걸맞는 주행 성능을 발휘하지만 탄소 배출량은 ㎞당 49g에 불과하다. 유럽 기준으로 측정한 연비는 47.6㎞/ℓ에 달한다.
기존 고성능 라인업인 M시리즈도 다수 출품했다. ‘M6 그란쿠페’와 ‘뉴 650i 컨버터블’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300대 한정 판매되는 M5 30주년 에디션도 이번 모터쇼에서 만날 수 있다. 그 밖에 국내 최초 공개되는 ‘뉴 640d x드라이브 그란쿠페’ ‘뉴 650i 컨버터블’ 등 23종 자동차와 6종 모터사이클을 전시했다. 올해는 BMW가 국내 진출 2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한국 진출 20년을 맞아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 가치, 고객 중심 철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소형차 브랜드 미니도 한국 진출 10년을 맞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2인승 로드스터 콘셉트카 ‘미니 수퍼레제라 비전’을 선보였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 성능을 갖춘 고성능 모델 ‘미니 존쿠퍼웍스(JCW)’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고성능에 방점을 찍었다. 폭발적은 주행 성능을 내는 스포츠카 ‘메르세데스 AMG GT’와 편안한 승차감을 강조한 최고급 세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기존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보다 실내 공간을 더 넓히고 편의 사양도 대폭 개선했다.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이미 200대 이상 사전계약됐다. AMG GT는 3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고급 PHEV 세단 ‘더 뉴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모터쇼에 선보인 뒤 올해 국내 출시한다.
브레타 제에거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는 “한국 시장의 S클래스 판매량은 세계 3위”라며 “마이바흐 S클래스도 200대 이상 사전 계약이 이뤄지는 등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베스트셀링 모델인 골프 GTI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카 ‘디자인 비전 GTI 콘셉트’를 선보였다. 아시아에서는 이번 모터쇼 출품이 최초 공개다. 503마력 최고 출력으로 최고 시속 300㎞를 낸다. 7세대 골프 GTI와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레이싱카에 가깝게 차체 비율을 조절했고 헤드램프를 좀 더 극적인 느낌으로 바꿨다.
쿠페형 소형 SUV 콘셉트카 ‘티록(T-ROC)’도 국내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차다. 오프로드에 유리한 4륜구동 SUV와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컨버터블 특성을 결합했다. 차체 지붕이 두 개로 나눠져 있어 간단한 조작만으로 루프 절반을 열 수 있다. 5세대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신형 폴로는 모터쇼에서 데뷔 무대를 갖고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폴크스바겐은 수입차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2250㎡)에 총 18종 모델을 소개한다.
아우디도 브랜드 최초 PHEV 차량을 출품했다. ‘A3 스포트팩 e트론’은 1.4ℓ TFSI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 출력 204마력을 낸다. 전기모터로만 최대 50㎞ 주행이 가능해 유럽 기준 연비는 66.6㎞/ℓ다. 그 밖에 국내 최초 공개 모델 8개를 포함해 총 22대 차량을 전시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