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광인수집’이라는 이름의 토스트 가게가 화제다. 광인수집은 ‘광운대학교 인문대학 수석졸업자의 집’의 줄임말이다. 광운대학교 후문 근처에 문을 연 이 토스트 가게는 실제로 지난 2014년 광운대 인문대를 수석 졸업한 이모씨가 차렸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에 성공했던 이씨는 올해 초 돌연 토스트 장사를 시작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취업보다 창업이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토스트 가게를 열었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며 월급을 받는 것보다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 길로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인문대생 구십퍼센트(90%)가 백수’라는 이른바 ‘인구론’의 대표적 사례라며 개탄하는 이도 있다. 인문대 수석 졸업생이 토스트 가게를 하면, 다른 학생 현실은 어떻겠냐며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직업의 귀천은 없다지만 서울 시내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이 그것밖에 할 일이 없느냐는 식의 ‘색안경’을 낀 시선이다.
얼마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국내 주요 대학은 청년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푸드트럭’ 사업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 가게까지 인프라 지원 및 노하우 전수를 해주겠다는 협약까지 진행했다.
광인수집과 같은 청년창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아직 따뜻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기업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지원 없이 나선 청년에게 대학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하는 것이 젊음의 본질임을 잊고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성공 이야기만을 기대한다. 오히려 이씨는 가게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와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고 싶은 일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제2의 ‘서인수집’ ‘연인수집’ ‘고인수집’이 나오길 응원한다. 또 다른 창업 신화의 시작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