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잔칫날` 앞둔 알뜰폰 업계가 우울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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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가 ‘꿈의 500만 가입자’ 돌파를 열흘가량 앞뒀다. 업계는 반기지 못한다.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 도매대가 인하 등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 지원정책이 중단되면 성장을 멈출 수 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시행과 더불어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소비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자신문 자료사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시행과 더불어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소비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자신문 자료사진>

미래창조과학부와 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5일 기준으로 약 495만명이다. 매일 5000명 정도가 가입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15일 전후로 500만명을 넘어선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2년 128만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458만명으로 급증했다.

알뜰폰은 ‘백약이 무효’이던 가계통신비 인하에 ‘특효약’ 역할을 했다. 지난해 1년 동안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9000억원이 넘는다. 2011년부터 지난해 말로 범위를 넓히면 약 1조8600억원이나 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알뜰폰 업계는 500만 가입자를 넘어서는 시점에 자축행사를 열 계획이다. 온라인 허브사이트도 이 때 가동한다.

알뜰폰 업계는 500만 돌파를 기뻐할 수만은 없다. 외형만 커졌을 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알뜰폰 업계 적자규모는 900억원에 달했다. 누적적자는 2500억원이나 된다. 단말기 구입비 등으로 대규모 초기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매월 요금을 정산하는 통신산업 특성상 투자금 회수 기간도 많이 걸린다.

3년 간 이어오던 전파사용료 면제기한이 9월 종료되는 것도 부담이다. 별도 조치가 없으면 당장 10월부터 전파사용료를 내야 한다. 연간 250억원 규모다. 적자투성이인 지금으로선 큰 돈이다. 업계는 3년 추가 면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기획재정부 내부 갈등 탓에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 세수 담당 부서와 물가안정 담당 부서가 대립하는 탓이다.

이동통신사업자에 제공하는 통신망 도매대가 인하 역시 쉽지 않다. 2년 연속 양보한 이동통신사업자가 올해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미래부와 SK텔레콤 협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데이터 기준 1MB당 9.64원의 도매대가를 지급하고 있어 큰 부담이다.

업계는 여기서 정부 지원을 멈춘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알뜰폰 정체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은 초기 정부 지원에 힘입어 이동통신시장에서 10%까지 성장했으나 지원을 중단하자 침체기에 빠져들었다”며 “지원을 지속해 20%까지 성장한 유럽 사례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알뜰폰 가입자 추이

자료:알뜰통신사업자협회

500만 `잔칫날` 앞둔 알뜰폰 업계가 우울한 까닭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