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과학, 이번주엔]아폴로 13호 발사

1970년 4월 11일, 미국의 아폴로 계획에 의해 세 번째로 달에 착륙할 예정이던 ‘아폴로 13호’가 발사됐다. 아폴로 13호는 발사 직후 고장이 나 비상조치를 통해 달 궤도를 선회한 후 지구로 귀환했다. 우주에서의 사고라는 극한 상황을 극복하고 지구로 귀환한 이야기는 1995년에 영화 ‘아폴로 13’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역사속 과학, 이번주엔]아폴로 13호 발사

아폴로 13호는 과거 달에 운석이 충돌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프라 마우로’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발사 직후부터 문제가 발생하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2단 로켓 중앙엔진이 예정보다 2분 빨리 연소가 정지됐지만, 다른 엔진의 추가 작동으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달에 다가가는 중에 기계선의 산소탱크 중 하나가 폭발하는 큰 사고가 발생한다. 폭발 원인은 내부 전선의 합선이었는데, 당시 탑승했던 비행사들은 운석이 부딪친 것으로 생각했었다.

사고가 나자 지상 관제센터가 바쁘게 움직였다. 사령선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달착륙선으로 비행사들을 피난시켰다. 또 달 착륙이 불가능해지면서 지구로 귀환하는 방법을 최우선으로 추진했다. 관제센터는 달의 중력을 이용해 자유귀환 궤도를 이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기계선 엔진을 분사해 가속해야 했지만, 고장 상태가 확인되지 않아 착륙선의 엔진을 사용하는 대안을 실행했다.

산소와 물 부족, 저 전력으로 인한 저온 등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아폴로 13호 비행사들은 태평양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한 비행사가 요로감염에 걸리기는 했지만, 건강도 큰 문제가 없었다.

우주에서는 작은 사고만으로도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지만, 다행히 착륙선 물자가 충분한 상태에서 사고가 나 극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착륙선을 떼어낸 후 폭발이 발생했으면, 비행사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목적인 달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아폴로 13호는 다른 기록을 남겼다. 달의 뒤쪽 궤도를 돌 때 다른 달 비행보다 100㎞ 가량 높은 궤도를 이용하면서 인간이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기록을 세웠고, 기네스북에도 유인 우주비행 최고 고도로 기록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