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생이던 마크 저커버그가 2003년 여학생 인기투표 사이트 ‘페이스메시’를 만든 지 올해로 12년이 흘렀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연간 매출 140억달러(16조원, 2014년 기준), 세계 13억명이 사용하는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자리잡았고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서른 살 나이에 개인자산만 38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갑부가 됐다.
페이스북은 실패를 모르고 달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돼 사용자 100만명 사용자를 확보했고 9년째엔 10억명을 돌파했다. 1위 자리를 확보한 후에는 메신저, 가상현실, SNS, 검색, 광고 등 기업을 인수하며 플랫폼을 강화했다.
페이스북 주 수익원은 광고다. 페이스북은 2014년 4분기에 매출 38억5000만달러와 영업이익 11억33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매출 중 93%가 광고에서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4년 세계 SNS 광고시장 75%를 페이스북이 차지했다.
SA에 따르면 SNS 광고시장은 지난해 2013년보다 41% 커졌다. 페이스북 독주가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매출과 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거대한 인터넷 공룡의 적은 바로 페이스북 자신이다. 몸집이 커질수록 리스크도 덩달아 불어난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3년부터 십대를 중심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간관계를 밀접하게 맺는 서비스 특성상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청소년층에서 거부감이 심하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이 청소년·여성 이용자가 많은 SNS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이미 2012년에 인수한 것은 불행 중 다행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메신저, 광고, 동영상, 뉴스 등 페이스북에 붙는 부가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피로도를 호소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도 페이스북의 고민거리다.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질주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데다 페이스북이 검색, 결제, 메신저, 콘텐츠 등 인터넷 활동을 종합하며 소셜네트워킹 활동 종착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피로도 상승이 바로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페이스북과 주변 SNS를 함께 사용하다 결국 페이스북에서 소셜네트워킹 활동 마침표를 찍는 등 SNS 종점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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