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해 아프리카 나미비아 여행 중 인연을 맺은 현지 가이드와 종종 페이스북을 활용해 이야기한다. 페이스북 안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 설치한 앱으로 서로 안부를 묻는다.
# A게임사 홍보팀은 사장님과 미팅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직접 여쭤보라”며 응대한다. 대표가 공식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에 피드백을 훨씬 빠르게 주기 때문이다. 유명인인 이 회사 대표는 지난해 홍보팀을 거치치 않고 한 대학에서 강연을 했는데, 학생회 간부가 직접 페이스북으로 요청한 것에 화답해 강단에 섰다.
페이스북이 메신저 서비스를 강화하며 국내 토종 SNS·메신저기업도 바짝 긴장한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국내 1위 점유율을 가진 인터넷 메신저 카카오톡 월 활동사용자수(MAU)는 3700만명(2014년 4분기 기준)이다.
페이스북 국내 MAU는 1400만명 수준인데 이들이 모두 메신저를 활용한다고 전제하면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자는 카카오톡 약 37% 수준으로 적지 않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개인 연락처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톡과 공개된 페이지를 통하는 페이스북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면서도 “페이스북이 메신저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카오톡을 위시한 국내 SNS 서비스 대부분은 메신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게임, 페쇄형커뮤니티,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최근 인스타그램(2012년 페이스북이 인수)과 유사한 방식의 관심사 기반 사진 SNS ‘폴라’를 출시했다. 사실상 대부분 토종 SNS가 페이스북과 접점을 가진다.
메신저 기능을 빼고 SNS 서비스로만 따지면 페이스북이 체류시간(코리안클릭 기준)에서 압도적으로 1위다.
포털 관계자는 “메신저(카카오톡)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스토리가 순 이용자로는 제일 많은데 체류시간은 페이스북이 높다”며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강화하기 시작하면 국내 SNS·메신저 운영사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토종 SNS 기업이 페이스북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세우면 승산이 별로 없다는데 무게를 둔다.
적은 ‘크리티컬 매스(임계질량,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소 이용자 수를 의미)’로도 수익은 낼 수 있는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크리티컬 매스가 3000만명, 5000만명인 토종 SNS는(국내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하지 않는 한) 페이스북과 맞대결이 어렵다”며 “적은 이용자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지역과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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