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롱텀에벌루션(VoLTE)이 상용화됐지만, 통신사 간 연동이 안 돼 여전히 반쪽짜리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반면에 후발주자인 일본 통신업계는 VoLTE 연동에 속도를 내 VoLTE에서 일본에 선수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가 VoLTE 연동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통신사 간 VoLTE 연동과 해외 로밍 등 주요 현안을 놓고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다. 현장에 참석한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본 통신사는 정책적인 이슈가 대부분 해결돼 이르면 하반기부터 음성 LTE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계자는 “일본은 정부 규제나 정책적인 문제는 해결했고 사업자끼리 협조가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 최초로 VoLTE 서비스를 상용화했지만 전면 확대에는 자칫 일본에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VoLTE는 데이터 전송 기술인 LTE 망을 이용해 음성통화하는 기술이다. 음성을 데이터화해 전송하는 게 핵심이다. 2G(CDMA)와 3G(WCDMA) 음성통화보다 넓은 대역폭을 쓰기 때문에 통화품질이 우수하고 통화연결속도가 크게 개선된다. 전화를 끊지 않고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012년부터 Vo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00% LTE를 기치로 데이터 전송과 음성통화 모두 LTE를 쓴다. SK텔레콤과 KT도 사용자 설정에 따라서 음성 통화에 LTE를 쓰도록 하고 있다.
현재 VoLTE는 동일한 통신사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만 LTE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아직 3사 연동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고객이 VoLTE로 다른 통신사 가입자에 전화를 걸 때는 중간에 3G 망을 거쳐야 한다. ‘반쪽짜리 VoLTE’인 셈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년여 전부터 통신 3사 VoLTE 연동이 추진돼왔다. 인프라 측면에서 물리적 연동과 표준화는 대부분 마무리됐다. 관건은 요금체계다. VoLTE는 서킷(음성)이 아니라 데이터를 나누어 전송하는 패킷 기반이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요금체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과금 방식을 음성과 같이 초당으로 할지도 이슈다. 여전히 2G, 3G 사용자가 적지 않고 일반 유선전화 사용자도 있어 VoLTE와 연동할 경우 통신사 간 접속료 산정이 복잡해진다. VoLTE 사용자가 많고 적음에 따라 통신사 간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요금 책정과 과금 방식을 놓고 정부와 통신사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요금체계도 중요하지만 통신사가 VoLTE를 도입했을 때 마케팅 효과가 커진다는 확신이 서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분위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