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릭스, 커지는 신흥국 환경설비시장서 ‘두각’

글로벌 기업이 장악해온 신흥국 대기환경 설비 시장에 우리 중소기업이 뛰어들었다. 선진국 텃밭이었던 환경설비 시장에 우리나라 기업이 조금씩 발을 붙이는 모습이다. 신흥국 환경설비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탈 전망이다.

에어릭스 점검직원이 고객 사업장 환경진단을 하고 있다.
에어릭스 점검직원이 고객 사업장 환경진단을 하고 있다.

에어릭스(대표 김군호)는 브라질 CSP에 118억원 규모 집진설비 5대를 올해 말까지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브라질 CSP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Vale)와 동국제강, 포스코 합작 일관제철소다. 에어릭스는 이곳에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집진기를 설치한다. 환경설비 특성상 필터교환 등 유지보수와 지속적 보강 작업이 필요해 추가 수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어릭스의 이번 브라질 진출은 대기업 현지 공장과 연계한 것이 주효했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먼저 해외시장에 나가고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환경문제를 환경기술 중소기업이 따라붙어 수주하는 최근 환경수출 트렌드를 따랐다.

대기업 제조·생산 현장에 다수 집진기를 설치, 운영한 경험도 이번 사업을 따내는 데 한몫 했다. 메인 파트너인 포스코를 시작으로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동국제강 등 철강과 시멘트 분야에만 총 2000여대 집진기를 설치했다. 내수시장에선 에어릭스가 백필터 타입 집진기 기업으로 독보적 위치에 섰다. 이번 브라질 수출 역시 집진기 성능과 효과를 직접 경험한 포스코와 동국제강 합작 제철소였기 때문에 한결 용이했다.

에어릭스는 브라질 진출로 남미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다른 신흥국 수출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중국에는 포스코 투자사 ZPSS 스테인리스 제강공장과 원진자원재생유한공사에 백필터 집진 설비를 공급했으며, 충칭 한국타이어 신설 공장에도 집진 설비를 납품했다.

중동 지역에선 삼성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아랍에미리트엽합(UAE) CBDC 정유플랜트에 집진 설비를 공급했다. 베트남 두산중공업 화력발전 플랜트에도 참여하는 등 수출지역을 넓히고 있다.

에어릭스는 신흥국 시장에 수출 실적을 확보한 만큼 관련 매출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개발에만 몰두했던 신흥국가 산업 인프라 증가와 함께 점차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개발 중인 미생물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바이오 필터기술도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는 “세계적인 환경문제로 관련 산업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적 지원과 대기업과 파트너십, 자체 기술개발이 맞물려 수출에서도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