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이 수천광년인 초거대 은하의 중심에서 폭발을 일으켜 해마다 수천개의 태양을 만들어내는 초거대 괴물 블랙홀이 발견됐다. 이 블랙홀은 가스를 태우고 먼지를 방출시키면서 은하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달 25일 미메릴랜드대 우주과학자들이 이같은 거대한 움직임을 보이며 수천개의 태양을 만들어내는 초거대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美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두개의 은하가 합쳐진 거대 은하(IRAS F11119+3257) 중심의 깊은 곳에 있는 초거대블랙홀이 거대한 가스와 먼지분자를 분출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우리태양계의 태양보다 더 큰 태양 수천개를 만들어 낼 만큼의 가스와 먼지가 은하중심에서 은하 주변으로 흘러나온 사실도 확인됐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23억광년 떨어져 있고 우리태양계 태양의 1600만배 크기인 것으로 추정됐다. 주변에 있는 회전 가스원반에 의해 힘을 받고 있다. 이 때 나오는 물질의 온도는 섭씨 수백만도에 이르며 태양 에너지 방출량의 수조배에 이르는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수년 간 이 은하에서 거대한 분자물질이 흘러나오는 비밀을 밝히려고 노력한 끝에 그 원인이 초거대 블랙홀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쏘아올린 스자쿠(朱雀) X레이 위성, 유럽우주국(ESA)의 허셸 우주망원경 X레이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은하는 아주 많은 먼지로 둘러싸여 있고 망원경관찰시 대부분 적외선형태로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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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IRAS F11119+3257라는 초거대은하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내부에 초거대블랙홀을 키워나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실베인 베일류 박사는“이 은하는 두개의 은하가 충돌해 하나의 은하가 됐다. 이 결과 초거대블랙홀에서 나오는 모든 물질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은하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은 가스와 먼지들이 블랙홀의 중심으로 진입할 때 마찰을 일으켜 X레이와 가시광선같은 전자기장 전파를 만들어 냈다. 이같은 블랙홀은 활동성 은하핵(Active Galactic Nnuclei, AGN)으로 불리며, 강력한 에너지 방출로 은하중심의 물질을 은하 변두리까지 배출하는 강력한 폭풍을 만들어 냈다.
이번 연구는 이 이론에 의심을 품던 기존 학자들에게 이를 확신시켜 준 최초의 연구성과다.
프란세스코 톰베시 메릴랜드대 우주학과조교수는 “이 은하는 블랙홀에서 폭발로 인한 폭풍발생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로 인한 거대규모의 가스,분자 방출을 동시에 보여준 최초의 사례였다”고 말했다.
기존의 또 다른 이론은 은하중심에서 발생하는 적극적인 별의 형성이 이같은 먼지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은하 IRAS F11119+3257의 블랙홀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블랙홀이 은하 전체 에너지 방출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학자들은 별의 형성 자체만으로는 이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없으며 그 중심에 블랙홀 폭발(또는 대분출)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메릴랜드대 과학자들은 이번 수자쿠 위성의 X레이 사진 분석으로 성과를 거둔데 이어 후속 위성 애스트로-H위성 사진으로 이 은하의 또다른 비밀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내년에 발사될 애스토로-H(ASTRO-H)는 일본우주과학연구소(ISAS)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NASA고다드연구소가 공동개발 중이다.
애스트로-H에 장착된 망원경은 IRAS F11119+3257처럼 두개의 은하가 결합한 은하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해 줄 전망이다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우리는 이 폭풍이 블랙홀에 매우 가까이 있는 빛나는 가스원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것이 은하중심지역에서 나오는 별을 형성하는 가스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발견은 지난 26일자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나사가 제공하는 관련 애니메이션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OOm_RI_JcyE)를 통해 볼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