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비트코인을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문제 중 하나였던 시장에서의 가치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중 단연 주목받는 디지털 가상화폐로, 지난 2009년 만들어진 뒤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보안, 범죄 사용, 가격변동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화폐 시장에서의 본격 도입은 더뎠다. 현재 전 세계 10만여 사업자가 비트코인을 이용 중이지만 주류 화폐로는 쓰이지 않는다.
최근 미국 자기자본 주식거래 전문 업계와 투자가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레이드 업계에선 초단타 트레이드 업체 DRW홀딩스가 선도적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문을 연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 전문 업체 ‘디지털에셋’의 초기 투자자다. 자회사인 컴버랜드마이닝앤머티어리얼즈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실제 무역거래를 하는 실험도 시작했다.
시카고 시타델시큐리티스와 뉴저지 KCG홀딩스는 지난달부터 OTC(Over The Counter) 시장에 비트코인 투자 신탁을 운용 중이다. 주식 경쟁입찰로 얻은 투자 수익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았다. OTC시장은 뉴욕증권거래소 등 대형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주식을 주로 거래하는 장외거래소다.
소피 손 KCG 대변인은 “비트코인 투자신탁과 더불어 향후 비트코인으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업체의 주식 등을 증권으로 교환해주는 뉴욕 브로커 딜러 업체 세컨드마켓도 지난 2013년 비트코인 투자신탁을 런칭했다. 지금까지 약 3억달러(3258억원)규모인 총80만개 비트코인이 이 투자신탁에서 운용됐다.
업계는 비트코인 시장이 크지 않아 매매 참여자가 드물다는 것을 한계로 지적하지만 비트코인 잠재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실제 트레이드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경쟁입찰해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과 일반 주식구매 방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하고 있다.
아리 루벤스테인 글로벌트레이딩시스템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 신뢰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모두가 그 잠재성에 대해선 동의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모로 세컨드마켓 임원은 “헤지펀드업계나 트레이드업계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높은 수준이지만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35억달러(3조8010억원)에 불과해 대형 기관투자가가 들어오기엔 작은 규모”라고 말했다. 찰스 카스카릴라 비트코인 거래소 잇비트(ItBit) CEO는 “이들 기업이 대량 거래에 더 많이 참여하기 위해선 거래소 인프라, 명확한 규제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