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PC 시장 2배 이상 커진다…한수원 사태 여파

망분리 PC시장이 급성장세다. 지난해 말 터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고가 계기가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공공기관은 물론 금융권·소프트웨어업체 등이 망분리 PC 도입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정부 지침에도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도입 시기를 미뤄왔지만 한수원 해킹 사태 이후 전환 기관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망분리 PC 수요 규모는 대략 8만~10만대다. 지난해 4만대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금융권을 포함 공공 조달시장이 지난해 3만대에서 올해 5만~7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최근 3000여대 망분리PC 조달에 나섰다. 한국은행도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 은행 망분리 PC 도입은 은행권은 물론 타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임 등 핵심 개발 정보 유출 우려가 높은 소프트웨어업계도 망분리 PC 도입에 적극적이다. 문진현 에이텍 공공금융사업부 이사는 “지난해 일부 기관이 성공적으로 망분리PC를 도입해 올해는 타 기관과 금융권, 대기업에서도 망분리PC 도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망분리 PC 라인업을 대폭 늘리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PC를 그대로 사용하는 망분리용 PC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대 PC가 내부와 외부망에 각각 접속하는 망분리PC와 달리 기존 PC는 내부망에, 망분리용은 외부망에 접속한다. PC 교체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기관 등을 대상으로 내놓았다.

에이텍은 올해 망분리용PC와 미니 망분리PC 신 모델을 출시했다. 키보드·비디오·마우스(KVM) 연결선을 내장했다. 소비전력이 15W에 불과한 초저전력 CPU를 내장했다. 미니 망분리PC는 일반 PC와 비교해 크기를 많이 줄인 제품으로 에이텍 제품은 TV용 셋톱박스 크기(96×188×214㎜)다.

에이텍 미니 망분리PC `미니듀얼`
에이텍 미니 망분리PC `미니듀얼`

물리와 논리적 망분리 방식 단점을 해결한 컴트리는 외장형 리모트 전환 스위치를 장착한 망분리PC를 출시했다. 버튼 한 번 동작으로 전원을 켜고 끄고 내·외부망 전환도 가능하다.

대우루컴즈도 미니 망분리PC에 이어 KVM 내장 망분리 PC를 이달 내놓는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보다 시장이 커져 용량 라인업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나와컴퓨터도 올해 망분리 PC 7개 제품을 내놓는다. 삼보컴퓨터도 올 여름에 무게 860g 미니 망분리PC를 선보인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