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그래밍 인재, 어디 있나 봤더니... 미국·실리콘밸리가 아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가별 톱 유저 평균 명성도-인구당 톱 유저수

세계 우수 프로그래밍 인재는 어디에 살까. 보통 ‘미국 실리콘밸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를 뒤집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벤처비트가 프로그래밍 웹사이트 ‘스택오버플로(Stack Overflow)’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우수 프로그래머는 영국 런던에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뉴질랜드·스웨덴이 상위를 차지했고 불가리아·페루·싱가포르 등도 돋보였다. 반면 미국과 실리콘밸리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최소 5000이상 명성도를 확보한 스택오버플로의 상위 1만5000여 프로그래머를 조사한 결과다.

스택오버플로는 전 세계 350만명의 프로그래머가 이용하는 업계 질의응답(Q&A) 웹사이트다. 각 사용자가 질문에 답변을 달면 이 내용과 답변자의 ‘동료(fellow) 유저’ 순위를 바탕으로 명성도를 평가, 답변자 순위가 매겨진다. 웹사이트 랭킹 분석 사이트 알렉사(Alexa)에 따르면 세계에서 53번째로 트래픽이 높고 미국에선 36번째로 유명한 웹사이트에 랭크된 바 있다.

조사 결과 도시별로는 394명의 톱유저가 있는 영국 런던이 1등으로 꼽혔다. 뉴욕(270명), 샌프란시스코(269명), 시애틀(173명) 등 미국 주요 도시가 뒤를 이었다. 뉴욕과 런던은 총 거주민 800만명 정도로 비슷하지만 톱유저 숫자에선 차이를 보였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예상보다 적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미국은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인구당 톱유저 수가 많은 순서로는 뉴질랜드와 스웨덴이 각각 약 256명·236명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영국, 이스라엘, 호주가 뒤를 이었고 미국은 138명으로 10위권 밖이었다.

나라별 톱유저 평균 명성도를 따져본 결과 불가리아가 33649점으로 1위에 올랐다. 불가리아에는 단 40명의 톱유저가 거주 중이지만 이들의 전체 명성도 총합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페루, 싱가포르, 홍콩, 크로아티아 등이 뒤를 이었고 미국은 15위 아래로 떨어져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벤처비트는 미국 내 톱유저만 조사한 결과로도 캘리포니아 주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업계 강자들의 집합소’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워싱턴DC, 워싱턴, 매사추세츠, 오레곤주에 이어 평균 명성도 순위 5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뉴햄프셔, 뉴저지 등 다른 주들이 IT업계에서 급부상하면서 캘리포니아의 명성을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벤처비트는 “이 같은 수치는 캘리포니아가 세계에서 우수 소프트웨어 인력을 가장 많이 데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캘리포니아의 ‘소프트웨어 시대’가 곧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프로그래밍 인재, 어디 있나 봤더니... 미국·실리콘밸리가 아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