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자상거래에도 반독점법이 적용됐다. 미 사법 사상 초유의 일이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 법무부 반독점국은 온라인 장터에 올린 판매 상품 가격을 다른 사업자와 담합한 해당 업체 대표를 공식 기소했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법무부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피기소인은 데이비드 탑킨스라는 ‘고담시티 온라인’ 대표다. 이 업체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올려 판매하는 제 3자(서드파티) 셀러다.
탑킨스는 다른 서드파티 셀러 업체와 담합, 온라인 판매 제품가를 임의 조작했다. 혐의 시기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올 1월까지다.
탑킨스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2만 달러선에서 벌금을 낸다는 것에 합의, 향후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한 상태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감형 청구서(plea agreement)를 법원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현행 법에 따르면 탑킨스는 최고 10년 징역형과 100만달러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탑킨스는 컴퓨터 코딩 작업을 통한 알고리즘을 이용, 다른 업체와 상품 가격과 매출 정보를 공유하며 판매가를 임의 조정했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는 동종 제품 가격을 소비자가 실시간 비교 검색을 통해 선택하는 것을 기본 구매방식으로 한다.
따라서 셀러간 가격 담합은 이같은 사용자 소비 행위에 대한 기본권을 박탈하고 판매자간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연방정부 측은 보고 있다.
법무부는 이같은 행위가 ‘공모와 비경쟁을 통한 가격 형성’을 금지하는 연방 반독점법인 ‘셔먼법’(Sherman Act)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 베어 법무부 반독점국 보좌관은 “경제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공정경쟁 침해 사범에 대해서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강력 대응한다는게 연방정부의 방침”이라며 “미 국민은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자유롭고 공정한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는 e베이와 같이 제3자(서드파티)가 아마존이 제공한 온라인 장터에 물건을 올리고 알아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적 등을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이번 사건으로 별다른 법적 제재 조치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불법 행위 감시 강화 움직임에 관련 업계가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