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 초협력으로 5G 기반 스마트카 주도해야

[자동차칼럼] 초협력으로 5G 기반 스마트카 주도해야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를 중심으로 자동차와 정보통신, 에너지, 서비스 산업 등을 융합한 스마트자동차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스마트자동차 산업을 각각 미래성장동력과 산업엔진 프로젝트로 지정했다.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개발 및 사업화, 생태계 육성 등을 통해 주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올해부터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시범사업을 통해 15개 커넥티드카 핵심 서비스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우리나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스마트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 동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 간 유기적 협력이 필수다.

먼저 변화 속도가 빠른 스마트자동차 관련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대응이 중요하다. 스마트자동차 기술은 첨단 센서 및 전자제어장치에 기반을 둔 차량 전자화 및 지능화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한다. 최근에는 첨단 통신기술을 융합한 차량 간, 차량-인프라, 차량-클라우드 등 V2X 기술을 통한 커넥티드카 기술로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커넥티드카 통신 기술은 3G/4G 통신을 넘어 5G 통신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의 대응이 시급하다.

현재 LTE 기반 3G/4G 통신 기술은 1~2초의 지연, 끊김, 음영지역 문제 등으로 커넥티드카의 안전 관련 기술적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ITS 통신 국제표준인 IEEE802.11p 기반 WAVE 통신 기술이 V2X 기술표준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통신 인프라 및 단말장치 보급에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가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1Gbps 이상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5G 통신이 계획대로 2019년 세계 표준 확정 후 2020년 상용화된다면 커넥티드카 및 V2X 기술은 결국 5G 통신을 기반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유럽과 미국의 5G 통신 표준화 작업에 정보통신 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 기업도 적극 참여해 협력하고 있다. 이 경우 WAVE 통신 기술이 5G 통신에 흡수되거나 자연 도태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스마트자동차 산업의 직접적 관련 부처인 미래부, 산업부, 국토부는 물론이고 산학연 관련 기관은 스마트자동차 기술 발전 방향 분석 및 공유를 바탕으로 한 정책적 방향의 유기적 협력이 시급히 요구된다.

우선 스마트자동차 관련 정부정책, R&D 투자, 법·제도 등에 대한 협의 및 조정을 위한 3개 부처 간 정책협의체 운영이 필요하다. 미래부의 정보통신산업 정책, 산업부의 자동차산업 정책, 국토부의 교통시스템 및 도로인프라 정책이 독립적이고 경쟁적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자동차 추진단과 5G 통신 추진단 협업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자동차산업과 정보통신산업 생태계 간의 협업이 시급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조정이 필요하다.

셋째, 자동차업계와 정보통신업계가 공동으로 5G 통신 등 세계 표준화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최근 LTE 기반 V2X 기술 표준화 주관사에 LG전자가 선정된 것은 매우 잘된 일이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우리나라 정보통신업계와 자동차업계가 협력해 5G 통신기술의 세계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먼저 협력해 파이를 만들고 그 다음에 파이를 나누는 협력적 지혜가 필요하다.

부처와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초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5G 통신 기반의 스마트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거대한 융합 서비스 신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영섭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학협력위원장, ysj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