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유선방송협회, 바뀐 전봇대 사용료로 `티격태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유선방송 업체 두 곳 요금제 변경 전후 과금 현황한국전력 배전전주 사용요금

한국전력이 제공하는 전봇대(전주) 새 사용요금제를 놓고 한전과 유선방송사업자가 팽팽하게 맞섰다. 일부 유선방송사업자가 바뀐 요금 적용을 거부하고 있어 돌발적인 서비스 중단까지 우려된다.

한국유선방송협회는 한전이 지난 1월부터 업계에 적용한 배전전주 사용요금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주당 산정하던 사용료를 전주에 설치된 케이블 수 기준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전주당 두 개 케이블까지 600~900원에 납부했던 요금이 케이블 단위(753원)로 바뀜에 따라 요금이 30%에서 최대 70%까지 늘었다. 영세 유선방송사업자로선 부담을 느낄만한 비용 증가다.

협회가 밝힌 회원사 두 곳(경기도 A사·전남 B사) 요금은 지난해 월평균 379만2060원, 28만5000원에서 각각 577만528원, 52만5000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요금 증가에 협회 80여 회원사 중 13곳이 바뀐 요금제에 불응하며 사용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협회는 개별 유선방송업체가 평균 3~4개 케이블을 전주에 설치해 적게는 100개, 많게는 4000개까지 쓰고 있어 이번 사용료 변경으로 수백~수천만원 운영비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전봇대 한개당 사용료를 계산하던 것을 케이블 단위로 변경하면 최대 70%까지 인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영세업체는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인상된) 돈을 내지 않으면 케이블 선을 자르겠다고 나오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합유선방송사와 가입자 규모나 수익면에서 차이가 있는데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전 측은 전주설비 원가만을 적용한 산정기준을 이미 2011년 정부 검증절차를 거쳐 지난 3년간 유예기간을 주고 올해부터 시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해마다 통신케이블 무단 사용이 느는데다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케이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배전전주 사용요금은 ‘설비 등 제공조건·대가 산정기준(미래부 고시)’에 따라 표준원가 계산방식으로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산정, 2011년 방통위 검증까지 받아 최종 확정됐다. 이후 유선방송사업자는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이 같은 전주 사용요금 시행시기를 기간통신사업자보다 3년 늦춰 올해부터 시행했다.

한전은 이번 변경된 요금시행과 함께 어려운 업계 현실을 반영해 일부 조정협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 고시에 따라 요금을 산정했으며 연구용역과 방송통신위원회 검증까지 거쳤고 영세사업자(가입자 수 1000호 미만)엔 3년이라는 유예기간까지 둬 올해부터 적용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일부 사업자 경영상 애로를 파악하려고 협회에 회원사 리스트를 요청했지만 해당 자료를 주지 않고 있어 아무런 조치도 못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한국전력 배전전주 사용요금 (자료 : 한국전력)

표/유선방송 업체 2곳 요금제 변경 전후 과금 현황(자료 : 한국유선방송협회)

한전-유선방송협회, 바뀐 전봇대 사용료로 `티격태격`

한전-유선방송협회, 바뀐 전봇대 사용료로 `티격태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