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달부터 일선 대리점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에 차등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일선 대리점에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면 더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하던 관행을 없앤 것이다.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단독제재를 받은 뒤 내놓은 후속대책이다. 그동안 대리점 업주가 기기변경은 꺼리고, 번호이동을 노골적으로 권유하던 문화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조치는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 오던 경쟁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고객을 지키는 전략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해 로열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서는 다소 모험이지만,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저비용으로 고객 충성도는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통신사 간 경쟁 패러다임이 소모적 가입자 뺏기에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불법 보조금 진원지가 되지 않으려면 개선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판매 목표액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정책이다. 통신사는 100대, 1000대 등의 판매 목표치를 정한 뒤 이를 달성하면, 그렇지 못한 대리점보다 많게는 몇 배 더 많은 리베이트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대리점 업주가 과다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미리 지급하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나중에 거액 리베이트로 보상 받으면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몇몇 대리점은 자신의 판매건수를 한 대리점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받기도 했다. 목표 리베이트를 달성하면 지분만큼 분배하면 훨씬 많은 리베이트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폐단 때문에 리베이트가 대리점 업주 배만 불려준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SK텔레콤이 이왕 리베이트 정책 개혁에 나섰다면, 이런 관행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