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지털 무전기가 외산 일색인 해외시장에 진출한다. 디지털 무전기는 기존 아날로그 무전기에 비해 통신 범위가 넓고 음질이 깨끗한 게 특징이다. 문자나 데이터 통신까지도 가능하다.
쎌레트라(대표 정용주)는 중국 대형 유통업체에 자체 개발한 디지털 무전기 ‘HCP600D’ 모델을 연간 58만대 공급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미 중국 내 제품형식인증을 진행 중이며 상반기 내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쎌레트라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인수하고 인천 검단으로 확장 이전하기로 했다. 월 생산량은 20만대다. 본격 양산은 5월 시작된다.
이 제품은 국산이면서 중국 제품에 비해 성능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국내 업체 대부분이 단순 조립 방식인 것과 달리 쎌레트라는 핵심 반도체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공동 투자해 개발한 것으로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외산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반도체는 모토로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나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춰야 가능하다.
디지털 무전기다보니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무전기만 있으면 통신비 부담 없이 무료로 무제한 쓸 수 있다. 속도는 9600bps로 느리지만 문자 형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충분하다. 수신 감도가 나빠도 일단 연결만 되면 잡음 없이 깨끗한 음질로 통신할 수 있다.
스마트폰처럼 전화를 걸고 받는 작업 없이 즉시 통화할 수 있다. 와이브로 단말기처럼 무선 인터넷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통신 범위는 80㎞에 달한다. 사물인터넷(IoT)이나 기기 간 통신(M2M)에 적합하다. 스타트업 기업인 시그폭스(Sigfox)가 선보인 소물인터넷 전용 통신망 서비스와 유사하다.
정용주 대표는 “자체 브랜드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집중할 것”이라며 “가격과 성능을 보장하면서도 고객이 원하는 사양으로 얼마든지 제작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