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

“소액주주 마음을 모으지 않았다면 참엔지니어링은 허무하게 헐값에 팔려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다 사라지는 회사가 됐을 것입니다. 회사에 닥친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불법과 비리에 맞선 용기있는 직원에게도 감사합니다.”

회사에 복귀한 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는 한결 밝은 표정으로 소회를 밝혔다.

[人사이트]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

지난 1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복귀한 뒤 최 대표는 가장 먼저 사내 팀장급 직원들과 만났다. 평범한 직원들이 창업주의 횡령·배임 혐의와 회사 불법 매각 시도를 지적하며 반발하게 된 정황 자료를 내놓았다. 대표 중심이 아닌 팀장 중심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하고 수직적이고 경직된 사내 문화를 수평적이고 활발한 분위기로 바꾸고 싶다는 요청도 했다.

최 대표는 “싸우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영권 찬탈’이나 ‘거래 정지를 유도한 자들’로 왜곡돼 낙인찍힌 것”이라며 “직원 개개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통로가 막혀 어려웠지만 이제라도 사실을 알리고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참엔지니어링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무엇보다 소액주주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소액주주는 온라인 카페에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힘을 모으고 최 대표 측에 의결권을 위임했다. 그 결과 대표이사와 특수 관계인 지분 15.38%보다 더 많은 25% 이상의 주식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 대표는 “주총 전날 회사 인근에서 자고 다음날 의결권을 행사한 사람, 새벽에 용인 본사 주총장을 방문해 저녁까지 기다린 사람 등 소액주주의 힘이 정말 컸다”며 “거래를 정상화하고 사업성과도 높여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참엔지니어링은 기존 LCD 리페어 장비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단하다시피 한 반도체 장비 사업도 다시 시작한다.

최 대표는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B2C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기존 보유한 레이저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 실무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사업화하는 사내 문화와 체계를 만들겠다”며 “회사의 주인은 대표가 아닌 ‘직원’이므로 성과를 측정하고 합당하게 보상하는 시스템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엔지니어링은 재창업하는 심정으로 상반기 중에 사명도 변경할 예정”이라며 “시장에서 다시 뛰는 회사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