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인류 문명을 바꾸기 시작한지 반세기. 그동안 데이터는 계속해서 축적됐고 마침내 뭔가 새롭고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그리고 규모의 변화는 상태의 변화를,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낳았다.
이전에는 사장됐던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빅데이터의 힘이다. 빅데이터가 만들어낼 혁신 물결은 아름답다. 기존 산업의 경쟁적인 지형을 완전히 거꾸로 엎어버린다. 전에는 경쟁할 일이 없었던 새로운 기업, 새로운 상품과 경쟁하게 된다.
이런 종류의 기술은 이미 우리 삶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식당을 선택할 때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찾아보고 리뷰를 검색한다. 같은 방법으로 기계 장비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공항에서는 항공편이 지연되지 않고 비행기 연료 소비량도 줄일 수 있다. 헬스케어 분야 효율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상품과 브랜드, 서비스에서 개인화된 특성을 파악한 뒤 어떻게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소통하듯이 정밀하고 감성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 기업은 이미 흥미로운 고객의 소비성향을 더 향상시키라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 책은 빅데이터 실제 적용 사례를 담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닷컴은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통해 ‘예측배송시스템’을 특허등록하고 가동 중이다. 구매패턴과 생활패턴을 예측, 미리 구매가 가능한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이다. 아무런 구매의사나 구매결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아마존은 예측배송시스템에 의해 배송된 물건이 고객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수거하고 수거된 물건은 봉사활동에 활용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되파는 방식을 통해 예측이 빗나갔을 때를 대비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분석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솔루션이다.
최근 한 카드사가 ‘빅 투 그레이트’(Big to GREAT)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미래성장 동력을 빅데이터에서 찾고 있다. 경제불황을 해결하는 해법을 빅데이터가 제시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과 IT 융합을 표방하는 핀테크(Fin Tech)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빅데이터팀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시키고 있다.
은행업무는 이제 다채널 행위다. 콜센터, 지점, 현금인출기 그리고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거래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욕구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 금융 상품에 대한 개인에 맞춘 고품질의 추천을 하기 위해 고객 금융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은행은 극히 드물다. 이런 것이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해답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리사 카트 가트너 책임 연구원은 최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는 산업과 무관하게 광범위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빅데이터 활용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고객 경험 향상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효율성 개선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상옥 테크노 인문학 연구소장은 20여년간 금융회사 전산 작업을 담당한 금융IT 전문가다.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두산캐피탈에서 IT전략과 기획, PM, CIO, CISO 역할을 수행하면서 IT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시도해 왔다.
이상옥 지음. 클라우드북스 펴냄. 1만5000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