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제조업체 인크룩스는 안전인증인 KC인증을 받아 LED 투광등기구를 출시했지만 거래처는 KS인증을 추가 요구했다. 이 회사는 KS인증 획득에 필요한 시간·비용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법정인증제도 간 중복시험 항목 시험결과 상호인정’을 의무화하도록 국가표준기본법을 개정하면서 걱정을 덜었다. 덕분에 인크룩스는 품목당 시험비용을 약 280만원(80%) 아꼈고 시험기간도 15일(50%) 단축했다.
인크룩스 관계자는 “규제 완화로 인증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 큰 도움이 됐다”며 “여러 개로 나눠진 인증을 하나로 통합해 원스텝으로 획득할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가 불합리한 산업·에너지 규제를 없애며 인크룩스처럼 사업에 직접 혜택을 보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각종 인증 획득이 간편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규제 때문에 더뎠던 투자에도 속도가 붙었다.
공기조화기 제조기업 구펜도 인크룩스와 비슷한 혜택을 받았다. 이 회사는 공기조화기, 가스발생기 등에 필요한 환풍기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획득을 준비했다. 고효율 입증에 필요한 시험 비용이 높아 부담스러워 하던차 제도 개선으로 시험수수료가 인하되고 하위규격이 면제되며 품목당 약 70만원(24%)의 시험수수료를 아낄 수 있었다. 구펜 관계자는 “정부가 다른 인증에 대해서도 시험수수료를 낮추면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은 연간 100만톤 규모 석유화학 공정 시설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석대법)상 정제업자 시설요건(생산량 45일분 저장시설, 630만배럴) 충족을 위해 약 2920억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제업자 시설요건 완화를 위한 석대법 시행령 개정’으로 시설요건이 내수판매계획 40일분, 500만배럴로 완화돼 약 600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봤다. 이 회사는 약 1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시장·여론조사를 수행하는 A사는 기업과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했다. 부지를 물색하고 입주를 문의했지만 “시장·여론조사업은 산단 산업시설구역 내 입주허용 대상이 아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관련 법이 개정돼 시장·여론조사업을 비롯한 7개 지식산업 업종의 산단 산업시설구역 입주가 가능해져 A사 고민은 해결됐다. 산업부는 새로 입주하는 지식산업 기업과 기존 제조업체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B사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검토 결과 참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으로서 기업신용등급, 매출총액, 자기자본 등 개발사업시행자 자격요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시행자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자격요건자 필요 출자비율을 100%에서 70%로 완화해 B사와 같은 중소기업의 고민을 해결했다. 기업 개발 참여 부담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낮춰 종전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기업도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