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계가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에 소셜네트워크·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IT 및 자동차 업계에선 기존 SCM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혼다는 최근 10만여대가 넘는 자동차를 추가로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 마쯔다, BMW, 닛산 등 다른 대형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 타카타(Takata)가 만든 에어백시스템이다. 타카타가 지난 2000~2011년까지 제작한 이 에어백시스템은 지나치게 크게 터져 탑승객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처럼 최근 공급사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SCM 시스템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리코드가 9일 보도했다. 현재 제조업계 SCM 시스템은 대개 회사 개별 소프트웨어나 기업자원관리(ERP) 프로그램으로 관리된다.
공급업체들은 현재 겪고 있는 복잡한 문제를 고객사와 제때 논의해 조정하길 원한다. 기존 SCM 시스템은 단일 기업에선 유용하게 쓰이지만 세계 시장에 퍼진 공급망(Supply-chain) 전체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이메일처럼 일대일 소통 체계도 무용지물이라는 해석이다.
소비자들은 기기 선택의 핵심 요소로 품질·안전성을 꼽는다. 이들 업계는 기기에 다양한 기능이 도입되면서 SCM이 기존보다 방대해졌다. 여러 공급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중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기존 CSM방식으로는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KPMG 조사에 따르면 세계 제조업계 임원 중 49%가 1차 협력사 이외 공급망 사슬 현황에 대해 제때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공급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제품 출시가 미뤄지는 등 컨슈머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커졌다. 애플은 공급망 문제로 신규 애플워치 초기 물량을 한달 300만개에서 250만개로, 250만개에서 125만개로 조정했다.
여기에 최근 시장에서 제조업체 도덕성을 문제 삼는 경우가 늘었다. 전자상거래·소셜미디어 발달로 기기 결함이나 연관된 비윤리적 문제는 이전보다 신속하게 화두에 오르고, 이는 시장 수요에 즉각 반영된다. 공급사를 이전처럼 시장의 외부 참여자가 아니라 제조업체 명성과 직결된 핵심 참여자로 여겨야하는 이유다.
결국 SCM 시스템을 클라우드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결과 협업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리코드는 주장했다. 이를 통해 전체 SCM을 망라하는 단일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