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소비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약세와 양적완화를 바탕으로 경제지표가 호전됐다. 지난 2월 무역적자폭은 2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기업 도산건수 역시 24년 만에 최저치로 줄었다.
닛케이신문은 지난해 기업도산 통계치와 2월 무역수지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고 9일 보도했다.
일본 재무부가 발표한 2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2억엔(약 2100억원) 늘어난 5조9588억엔(약 54조원)을 기록했다. 엔저 효과에 힘입어 2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수출이 늘었다.
수입액은 6조1020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5억엔(약 3조7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월 2조4169억엔(약 22조원)까지 늘어났던 무역적자는 1431억엔(약 1조3000억엔)으로 축소됐다. 수입액 감소는 저유가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향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조만간 무역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무역 수지와 해외 이자 및 배당금 교환을 더한 2월 경상수지는 1조4401억엔(약 13조원)으로 3년 5개월만에 대폭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투자 수익이 늘어나며 기관투자자 등이 받는 외국 채권이자 지급이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 도산건수도 지난 1990년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1만건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지난해 기업도산건수가 전년 대비 9% 감소한 9543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금융 기관이 중소기업 상환 유예 요청을 받아들이고 공공사업을 조기에 발주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부채 총액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1조8686억엔(약 17조원)으로 집계됐다. 1989년 이후 25년만에 2조엔(약 18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기업 중 도산한 기업은 항공사 스카이마크 한 곳밖에 없었다.
업종별로는 전체 10개 중 8개 업종의 기업 도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20%를 차지하는 건설업체 도산은 전년대비 18% 낮아져 2000건을 밑돌았다. 부동산 수요 반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엔화 약세에 영향을 받은 기업 도산은 크게 늘었다. 연료비 상승 여파를 받은 운수업의 경우 가장 많은 85건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힘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쿠마가이 미츠마루 다이와 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극적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환율과 원유 가격에 경제가 좌우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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