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플랫폼 경쟁력도 고민해야

[기자수첩]삼성, 플랫폼 경쟁력도 고민해야

삼성전자에 봄이 왔다.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엄청난 이목을 끌면서다. 실적이 반등하면서 웃음꽃이 필 전망이다. 신종균 사장 역시 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갤럭시S6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모델인 갤럭시 S3 판매기록인 7700만대 경신도 내심 기대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스마트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넘버원’ 자리를 놓고 애플과 일전이 불가피하다. 중국을 포함한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뒤쫓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하노버 전자통신박람회(CeBIT) 2015에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기자에게 “삼성 같은 기업이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샤오미는 독자 플랫폼을 바탕으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삼성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세를 역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반영하듯 샤오미는 최근 모바일에서 가전으로 발을 넓힌다. 샤오미는 독자 ‘미유아이(MIUI)’ 플랫폼을 앞세워 스마트홈 시장까지 진출했다. 애플은 자사 iOS 플랫폼과 이른바 ‘애플빠’라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두 업체 사이에 삼성전자가 있다. 독자 플랫폼 ‘타이젠’은 가전엔 두루 적용됐지만 모바일에선 더디기만 하다. 아무리 타이젠 가전이 나와도 수억만개에 달하는 모바일 기기 시장을 이기긴 힘들다. 샤오미·애플이 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한 것과 달리 타이젠은 아직 모바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찾기 힘들다.

반면에 샤오미는 중국 등 신흥국 저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요량으로 다른 제조사에 자사 플랫폼을 쓸 수 있는 스마트 모듈을 개당 2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강자다. 돈도 여기서 많이 벌어들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플랫폼에 대한 알찬 액션플랜이 마련된다면 갤럭시7, 8가 나올 삼성의 내년, 내후년 봄은 더 따뜻할 것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