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구진흥 종합계획 2015년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시행계획에 따라 올해 4조9900억원이 기초연구비로 투입된다. 미래 창조사회 구현을 앞당기는 데 기초연구 강화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시행계획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이디어만으로 연구과제를 선정한다는 대목이다. 우수한 아이디어를 선별해 연구과제로 지정,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창의적 아이디어인데도 성공이 불확실하다는 선입견에 갇혀 사장됐던 기존 연구환경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지원할 과제를 아이디어 내용으로 평가하는 신진연구 유형 비중은 지난해 13.1%에서 올해 50%로 대폭 확대된다. 17개 시도별로 무한상상실을 한 군데 이상 구축해 국민 모두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현할 수 있는 문화도 조성한다. 연말에는 전국 45곳에 무한상상실이 세워진다.
미래 사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는 핵심요소다. 그럼에도 우리는 연구과제를 평가할 때 아이디어가 아닌 사업가치 또는 과제운영 능력 중심으로 평가해왔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대규모 투자유치로 이어져 글로벌 성공신화의 토대가 되는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환경과는 사뭇 달랐다.
우리는 실리콘밸리 사례 외에도 아이디어를 중시해 성공을 거둔 수많은 사례를 봐왔다. 일본 연구계를 대표하는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선발 기준 역시 아이디어다. 당장의 성공가능성이 아닌 향후 5년, 10년간 어떤 아이디어를 어떻게 연구할지가 연구원 선발 기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처음 아이디어 개념계획서를 도입해 정부 연구개발(R&D)과제에 중소기업 참여를 이끌어냈다. 올해 들어 256개 과제에 아이디어 개념계획서를 도입해 1331개 계획서를 접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소·중견기업 참여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정부 R&D 과제 수행경험이 적은 기업도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과제 신청이 가능한 덕이다.
시작이 반이다.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연구·투자풍토가 확산되면 정부가 그리는 미래 창조사회 구현은 시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