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감원은 해도 배당은 못 줄여` 작년 순이익 2.5배 배당잔치…CEO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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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이 지난해 실적이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미국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 ‘단물 빼먹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3월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한 한국IBM 현판 제막식 모습.
사진은 3월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한 한국IBM 현판 제막식 모습.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IBM은 지난해 매출 1조544억원, 당기순이익 478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크게 줄었지만 1172억원을 배당, 245%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한국IBM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 14%와 59% 감소한 규모다.

한국IBM이 수익의 두 배 이상 금액을 배당한 건 최근 5년 내 처음이다. 한국IBM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당기순이익 60~70% 정도를 배당했다. 2013년부터 수익(1155억원)보다 많은 금액(1328억원)을 배당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한국IBM 실적이 악화되는 시기부터 배당금이 수익을 초과했다.

한국IBM 주식 100%는 IBM코리아홀딩스유한회사가 보유한다. 한국IBM 최상위지배기업은 미국 IBM이다. 한국IBM 배당금은 결국 IBM코리아홀딩스 통해 미국 본사에 지급된다.

국내 벌어들인 수익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미국 본사로 송금한 사이 한국IBM 고용은 감소했다. 한국IBM 전체 직원수는 2014년 연말 기준 2242명으로 2013년에 비해 10%(218명) 줄었다.

한국IBM은 배당성향이 100%를 넘긴 2013년도 비슷한 규모로 감원을 했다. ‘단물 빼먹기 식’ 경영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외국계 기업 고위관계자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높게 잡은 것은 한국 재투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IBM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국IBM 관계자는 “국내 실적과 관련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IBM은 사장을 지난 10일 교체했다. 2013년 1월 부임한 셜리 위 추이 사장 후임으로 호주 출신 제프리 로다 사장이 선임됐다. 외국인 CEO 체계가 이어지면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강화될 전망이다.

셜리 위 추이 사장은 한국IBM 회장으로 남는다. 한국IBM에서 회장을 선임한 건 드문 일이다. 회장의 구체적 역할은 알려지지 않았다.


배당성향=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배당한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비율이다. 배당성향은 해당 사업연도 총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서 구한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으면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이 당기순이익보다 많다는 뜻이다.

<자료:한국IBM 감사보고서>


자료:한국IBM 감사보고서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