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광고전략, 한 마디로 `모순`

페이스북·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이 TV·신문 등 전통 매체에 대한 광고 비중을 높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는 ‘구식 광고’가 아직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모바일 광고 매출 확대에 혈안인 이들 기업 모습과 대조적이다.

페이스북 등 모바일 광고 매출 늘리기에 혈안인 IT기업들이 자사 광고에는 전통 매체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SNS업체 페이스북이 유럽에서 진행 중인 광고 캠페인 `더프렌즈(The friends)`로, 현지 유명TV 채널과 런던지하철역 옥외 광고란에 노출되고 있다.
페이스북 등 모바일 광고 매출 늘리기에 혈안인 IT기업들이 자사 광고에는 전통 매체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SNS업체 페이스북이 유럽에서 진행 중인 광고 캠페인 `더프렌즈(The friends)`로, 현지 유명TV 채널과 런던지하철역 옥외 광고란에 노출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올해 영국 등 유럽에서 신문·TV 광고, 옥외광고 등 전통적 매체를 활용한 광고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세계 SNS 광고비 75%를 독점했다. 지난해 웹·모바일에서 벌어들인 광고 매출만 114억달러(약 12조4727억원)에 달한다.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전통 매체 광고보다 입소문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해 왔다. 페이스북 지난해 광고비 지출액은 1억3500만달러(1477억원)가량으로 지난 2012년보다 두배 늘었다.

닐슨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지난해 전통적 매체에 대한 광고비는 총 1만6000유로(약 1857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영국에서만 전통 매체 광고비가 600만파운드(약 96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영국에서 ‘더프렌즈(The friends)’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이 영상을 현지 유명 TV채널에 내보내고 런던 지하철역 옥외광고란에 대대적으로 실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TV광고에는 300만파운드(약 48억원), 옥외매체에는 150만파운드(24억594만원)을, 영화 광고에는 90만파운드(약 14억원), 신문 광고에는 60만파운드(약 10억원)를 각각 지출했다.

페이스북은 이 밖에도 지난해 가을 자사 메신저 앱을 홍보하는 빌보드 광고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시카고 일대에서 처음으로 시작했고 이는 TV 스팟 광고로도 나갔다. 올해 캐나다와 호주에서 대중매체 TV광고를 시작할 계획이기도 하다.

런던지하철 옥외 광고를 총괄하는 익스테리온미디어(Exterion Media) 숀 그레고리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이 옥외 광고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대중 미디어가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 구축에 효과적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페이스북은 향후 몇 년간 주요 광고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닐 스펜서 실크미디어(Silk Media) 컨설턴트는 “페이스북은 자사를 통한 웹·모바일 광고 플랫폼이 전통 매체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해왔다”며 “페이스북이 ‘소모적’이라 표현했던 대중매체 광고를 사용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기존 매체 광고에 집중하는 IT기업이 비단 페이스북만은 아니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구글·애플 등 상당수 IT기업과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전통 매체 광고를 활용한다. 애플도 자사 기기를 판매할 때 전통 매체 광고를 채택한다. 올해 시작한 아이폰6·6플러스 홍보용 광고 캠페인 ‘샷온아이폰6(shot on iPhone 6)’도 세계 작가 77명의 작품을 웹페이지와 세계 24개국 70개 도시 옥외광고로 공개했고 잡지·신문·빌보드 등에 게재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부터 구글맵, 구글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제반 사업을 전통 매체로 홍보한다. 지난해 회사는 온라인 영상 서비스 유튜브(YouTube) 유명 채널을 홍보하기 위해 TV·신문·옥외 광고를 집행했다.

페이스북은 영국에서 진행 중인 캠페인의 전략적 해석을 부인했다. 페이스북 측은 이 광고가 자사와 무관하게 웹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연결돼 우정을 쌓고 이 자체가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을 기념하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