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출범한 케이블TV는 올해 스무 살 성년이 됐다. 시청자에게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는 매체로 성장했다. 이처럼 미디어 지형도가 새롭게 펼쳐질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보다 콘텐츠의 힘이 컸다.
콘텐츠 파워의 기반은 ‘차별화’다. 초기 케이블TV는 음악 전문 방송, 게임 채널 등 지상파가 제공하기 어려운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금·토 드라마 등 새로운 형태의 방송·편성으로 시청자 층을 크게 확대했다. 기존 방송 제작 프로세스를 파괴한 혁신적 콘텐츠를 앞세워 뉴미디어 시대를 개척했다.
N스크린 등 뉴미디어 시대에 접어들어 200개 이상 채널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늘었다. 채널 다양성 측면으로는 매체 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시청자 선택을 받기 위한 해답은 결국 ‘콘텐츠 차별화’다. 스카이티브이는 다양한 시도로 콘텐츠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스카이티브이는 그동안 명상 채널 ‘스카이힐링’, 여행 채널 ‘스카이트래블’, 예술·문화 채널 ‘스카이에이앤씨’, 반려동물 채널 ‘스카이펫파크’를 차례로 개국했다. 시청자에게 휴식과 재충전, 문화적 체험과 공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제공해 ‘TV의 청정지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커버리지 차별화도 콘텐츠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 요소다.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모바일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2차적으로 유통·활용되는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스카이티브이는 지난해 6월 전국을 송출 커버리지로 삼는 초고화질(UHD) 채널을 선보였다. 기존 HD 방송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선명한 화질과 입체감 넘치는 화질을 시청자에게 제공했다.
오는 6월 두 번째 초고화질(UHD) 채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 드라마, 공연, 자연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와 자체 제작 방송 콘텐츠를 함께 편성한다. 24시간 HD 채널을 운용한 송출 노하우와 국내 유일의 3D 방송을 제작·방영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기반으로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UHD 방송 콘텐츠를 적극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 다채널 UHD 방송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방송공사(KBS)에서 ‘젊음의 행진’ ‘가요톱텐’ ‘자니윤쇼’ ‘서세원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프로듀서(PD) 경험을 돌이켜보면 제작 현장에서 실제적 콘텐츠 차별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 출연진, 스태프, 작가 등 제작진이 함께 어우러져 협업을 해야 고품질 콘텐츠를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제작진은 급변하는 방송 환경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방송 경영진은 제작진이 그린 밑그림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케이블TV 업계에서 개별적 미디어 브랜드로 성장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채널의 공통점은 지난 20년 제작·경영 현장에서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각 채널이 가진 색을 확실히 정착시켰다.
채널 수가 200개를 웃도는 다채널 무한 경쟁시대다. 방송 매체는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으로 능동적·적극적으로 특화된 채널을 개발해야 한다. 차별화에서 답을 찾는 것은 다채널 미디어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김영선 스카이티브이 대표 youngsun@skylife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