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탐사선 메신저가 수성궤도를 근접 비행한 지 4년 째다. 메신저는 수성 지표면 15km 상공까지 내려 갔었지만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과학자들이 마지막 연료를 사용해 메신저를 끌어올린 끝에 현재는 수성 지표면 28.1km상공에서 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어려워 보인다. 수명을 연장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성의 바싹 타버린 지표면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메신저가 오는 30일 수성과 충돌해 임무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메신저는 최후 몇주일 동안에도 임무를 놓지 않고 최고 수준의 세밀한 수성 지표면 근접사진을 지구로 전송해 왔다. 나사가 이 사진들을 공개했다.
메신저 사진을 통해 수성의 절벽은 수성 지표면의 냉각 수축과정에서 판 단층(tectonic faults)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됐음을 알 수 있었다. 수성 북쪽 화산평야의 사진은 거의 용암으로 완전하게 꽉찬 운석크레이터를 보여준다. 또다른 사진은 수성 북쪽 화산평원에 있는 운성크레이터 사진으로서 거의 완전히 용암으로 들어 차 크레이터의 테두리 흔적만을 보여준다.
메신저는 계곡의 표면을 용암으로 덮고 쓸어내린 24km에 이르는 대규모 수성 화산의 분출을 알아내는 데 기여했다.
과학자들은 메신저를 통해 수성의 복잡한 내부 구조도 알아 냈다. 수성 내부에는 그 일부가 액체로 돼 있는 비정상적으로 큰 핵(코어)이 있었다. .
지난 6일 나사 과학자들은 메신저를 수성궤도 위로 더 끌어올리기 위해 탐사선에 있는 마지막 하이드라진연료를 써 버렸다. 하지만 이들이 메신저를 지표면에서 18km이상 올리기도 전에 연료탱크가 고갈돼 버렸다. 나사과학자들은 메신저탐사선의 고도를 더 높이기 위해 추진기를 통해 탐사선 헬륨가스를 방출시켰다. 이는 우주탐사선 추진력을 얻기 위해 가압제를 사용한 최초의 사례였다.
메신저는 지난 2011년 수성궤도에 들어서기 전에 15번의 여행을 거쳤다. 메신저는 임무수행 중 25만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7개 계측장비를 통해 10테라바이트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성의 지표면이 검게 된 비밀은?
수성전체를 평균적으로 볼 때 지구와 가까이 있는 공기없는 지구의 달보다도 더 검다.
과학자들은 수성의 표면이 검게 된 비밀을 알아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수성을 지나친 혜성들이 수십억 년 동안 이 행성에 느리지만 꾸준히 검은 탄소먼지를 쌓이게 해 표면을 검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공기가 없는 천체는 마이크로운석과 태양풍의 충격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엷고 검은 철분 나노입자를 수성 표면에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그동안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수성의 보기드문 컬러의 비밀이 풀린 듯 했다.
그러나 메신저가 보내온 스펙트럼 데이터를 보면 수성의 표면에는 거의 나노상(nanophase)의 철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는 과학자들의 앞서 설명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