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디젤 세단 시장 진입을 위해 올해부터 디젤 제품군 확대에 본격 나선 것이다. 그동안 가솔린에 집중했던 포드는 디젤 본산인 유럽에서 직접 개발한 모델을 대거 들여올 예정이다. 그 선봉에 선 모델이 중형 디젤 세단 ‘올 뉴 몬데오’다. 올 뉴 몬데오는 지난달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 포드코리아의 변신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독일 브랜드 일색인 디젤 세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 자존심을 세울 것인지 시선이 쏠린다. 올 뉴 몬데오는 ‘원 포드(One Ford)’ 전략에 따라 100년 전부터 유럽에 터전을 두고 디젤 기술을 개발해 온 유럽 포드 기술력에 미국적 실용성을 더했다. 미국형과 유럽형 모델 장점이 결합한 올 뉴 몬데오 진가를 파주 헤이리와 연천군 조선왕가호텔을 왕복하는 130㎞ 구간에서 체험했다.
올 뉴 몬데오 외관 디자인은 역동성과 중후한 매력을 동시에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움직임을 강조하는 포드 유럽의 디자인 철학 ‘키네틱(Kinetic)’을 적용한 외부는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다. 측면 디자인은 낮은 루프 라인과 한 줄의 숄더 라인으로 민첩함과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내부는 고급 가죽 소재를 시트와 스티어링휠, 기어 레버에 적용해 안락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시스템 조작부는 실용성에 집중한 나머지 고급감이 떨어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 메인 화면으로 진입하는 버튼을 찾기 힘들었다. 시승 후 확인한 메인 화면 전환 키는 스티어링휠 음성인식 버튼이었다. 사전 설명을 듣지 못한 탓도 있지만, 직관적인 사용성에 대한 배려는 아쉬웠다.
올 뉴 몬데오에 탑재된 2.0L TDCi 디젤 엔진은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주도하는 포드 장점이 극대화됐다. 터보 차저를 바탕으로 작아진 엔진으로도 연료 효율성 향상, 배기가스 저감과 고성능을 추구한다. 포드코리아 측은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 엔진 배기량이 최대 13%나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m 동력성능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는 시승 구간 내내 넘치는 힘을 자랑했다. 최대토크가 2000rpm 구간에서 구현돼 저속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기어 레버를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튀어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한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은 크지 않다. 연료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한 ‘오토 스톱-고’ 시스템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정숙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에서도 역동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주행 연비(13.7㎞/ℓ)는 공인연비(15.9㎞/ℓ)보다 조금 떨어졌다. 도로상태와 주행 습관 등에 따라 실연비는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흠은 아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도 돋보인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적용된 뒷좌석 팽창형 안전벨트는 사고 발생시 안전벨트가 부풀어 오르며 충격을 흡수한다. 초고강성 스틸로 차체 강성을 높여,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한 점도 신뢰감을 더한다.
500개 LED로 구성된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코너를 자동으로 비추고, 주행 방향에 따라 전조등을 제어한다. 고속 주행시 라디에이터 그릴을 자동으로 닫아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액티브 그릴 셔터’ 기능도 색다르다. 이 외에 차선이탈방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운전자 편의 기능도 적용됐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