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윤용필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운용본부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4/20/article_20093047748949.jpg)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에서 만난 윤용필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운용본부장의 표정은 마치 전장에 나선 장수처럼 비장했다. NAB에 출품된 다양한 초고화질(UHD) 방송 솔루션을 직접 접한 그는 한국이 조속히 UHD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3D방송으로 뼈저린 경험을 했어요. 시청 수요는 없는 데 (3D) 콘텐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죠. 정부와 가전사, 플랫폼 사업자는 엇박자를 냈어요. 주위에 실제로 3D 방송을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없어요. 인프라를 확대하지 않으면 UHD 방송도 3D 방송의 전철을 밟을 수 있습니다.”
윤 본부장은 일본 NHK가 정부 주도 로드맵에 따라 선보인 8K 해상도(7680×4320) UHD 기술을 한국 방송계가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NHK는 NAB 기간 동안 100인치 이상 스크린과 22.2채널 음향 시스템을 설치한 8K UHD 체험관을 운용했다. 전시 부스에서는 총무성과 함께 추진하는 8K UHD 방송 상용화 로드맵을 공개했다.
윤 본부장은 “일본은 정부 주도 컨소시엄을 꾸려 합리적 4K·8K UHD 방송 대중화 로드맵을 구축했다”며 “한국은 700㎒ 주파수 대역 등에서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충돌해 UHD 인프라 확산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일본이 (UHD 방송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앞섰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KT스카이라이프가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인 위성 UHD 셋톱박스가 UHD 방송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을 송출 커버리지로 삼는 위성방송 강점을 살려 대도시는 물론이고 산간 오지·벽지까지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셋톱박스와 함께 선보이는 다채널 UHD 서비스는 UHD 콘텐츠 다양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개국한 ‘SKYUHD’에 이어 ‘SKYUHD2’, CJ E&M의 ‘UXN’까지 3개 UHD 전용 채널을 제공할 계획이다.
UHD 채널당 주파수 대역은 30Mbps로 확대한다. 기존 고화질(HD) 채널 1개가 차지하는 주파수 대역이 평균 8~10Mbps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안정적으로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구형 시스템 변조 방식을 변경하고 50개 표준해상도(SD) 채널 송출을 중단하면서 여유 주파수 대역 234Mbps를 마련했다.
윤 본부장은 다음 달 위성 UHD 셋톱박스 출시 일정에 맞춰 전국 동시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UHD TV 제조사 연계 프로모션에 이어 방송 광고도 집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시청자에게 UHD 방송을 알리는 데 총력을 쏟겠다는 각오다.
윤 본부장은 “UHD 방송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며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국내 방송계가 UHD 시장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