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100시대…증시에 봄바람이 분다]<하>실적이 살아야 지붕을 뚫는다

코스피가 3월 초 2000에 진입한 후 26거래일 만에 2050에 진입했다. 2050은 업계에서 ‘마의 벽’이라고 불린다. 2100을 뚫는 데는 불과 4거래일이 걸렸다. 그만큼 장애물이 없다는 것이고 추가로 지수를 끌어올릴 요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한달 영업이익 전망치 변화율
 <자료>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최근 한달 영업이익 전망치 변화율 <자료>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외국인과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증시회복의 드러난 원인이라면 그 바탕에는 기업의 실적전망 변화가 깔려있다. 돈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이라면 실적은 지수를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다.

4월 지수 상승의 공은 삼성전자 실적에 있다. 지난 8일 4분기보다 11.5% 늘어난 5조9000억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국내외 투자자가 생각하는 한국 경제의 바로미터다.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1분기 상장사 실적발표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상장사 1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업종별로도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은 반도체, 증권, 소비재, 유틸리티의 성과 개선이 뚜렷하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원자재 수입과 제조업 비중이 모두 높아 글로벌 주요국 대비 국제유가 하락 수혜가 가장 높은 편”이라면서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 절감이라는 직접 수혜로 상장기업의 올해 매출원가는 전년보다 50조5000억원 줄고 순이익은 9조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여건 탓에 주가는 2100선을 넘어 고공행진이다. 업계에서는 고점을 평균 2200선으로 잡는 분위기다. 물론 한 차례 이상의 조정 과정을 거치겠지만 연내 2200 돌파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예상치도 속속 조정하고 있다. 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올 초 전망치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100에서 2170으로, 신영증권은 2160에서 2230으로 올렸다. KDB대우증권은 예상치인 2050을 넘어가자 목표치를 2200으로 변경했다. 예상치를 변경하지 않은 증권사도 상승 랠리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분석했을 때 2120 수준에서 1차 랠리를 마감하고 2050~2120선에서 일정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이후에는 2200선까지 2차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