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대경권연구센터, 자동모발이식기 세계 첫 개발

최근 미국 의료기기 및 진단산업계는 미래 의료시장을 이끌 10대 기술혁신 의료기기 중 하나로 모발이식로봇을 꼽았다.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에 따르면 모발이식관련 세계시장은 매년 5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자동으로 모낭을 이식할 수 있는 자동모발이식 의료기기를 개발해 눈길을 끈다.

ETRI 대경권연구센터가 개발한 자동식모기 시제품과 시술 시연 장면
ETRI 대경권연구센터가 개발한 자동식모기 시제품과 시술 시연 장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경권연구센터가 경북대학교 모발이식센터와 함께 자동으로 모낭을 이식할 수 있는 자동식모기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ETRI 대경권연구센터가 지난해부터 정부출연금사업인 ‘지역기반 의료기기 의료로봇 기술개발 및 의료IT융합 중소기업 활성화 사업(이하 의료IT융합사업)’을 통해 이뤄낸 융합연구의 대표적 결과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수동식모기의 단순 반복 시술로 인한 시술자 피로도와 수술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개발된 이 기술은 앞으로 모발이식 의료장비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인구 비율은 전 국민의 14%(약 700만명)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 두피 탈모분야 시장규모는 4조원대에 이른다. 탈모인구 약 10%가 모발이식 시술을 받고 있지만 모발이식 장치 개발과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병원에서 시술되는 모발이식술은 간호사가 각각의 수동식모기 바늘에 모낭을 한 개만 장착, 의사는 수동식모기를 이용해 단순 반복적으로 시술하고 있다. 수동식모기는 환자 한 명당 1회 시술이 약 2000모낭이며 시술시간도 3~4시간이나 소요된다.

김문규 경북대 모발이식센터 교수는 “수동식모기 시술은 의사 근골격계 질환 발생 확률이 높으며 이는 모발이식 전문의 시술 수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동모낭 이식장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자동식모기는 모낭 공급부와 모낭 이송부, 모낭 장착 및 이식부, 바늘 회수부, 이들을 구동하는 모터로 구성됐다. 모낭이 삽입된 다수 바늘이 모낭 공급부로부터 순차적으로 자동식모기에 공급된다.

버튼 조작 한 번이면 기존 수동식모기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바늘 장착 개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시술시간도 기존 수동식모기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ETRI 대경권연구센터는 이번에 개발한 자동식모기 시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 임상시험에 참여할 지역 중소기업을 선정한다.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은 의료기기 품목허가 및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 과정을 거쳐 오는 2016년께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김대식 ETRI 대경권연구센터장은 “자동식모기는 센터와 경북대 모발이식센터 융합연구를 통한 결과”라며 “앞으로 지속적 협력을 통해 R&D뿐만 아니라 지역 기업 성장 기술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의료IT융합사업을 통해 실수요자(병원, 의사, 기업) 요구형 및 의료현장 맞춤형 의료IT융·복합 개방형 연구개발 전략을 세우고, 지역병원 및 기업과의 IT융합상용화기술 아이템 발굴, 개발,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